불을 켜두어요
거짓말을 해줘요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파도가 닿지 못할
진득한 밤에 파묻혀
숨을 쉴 거예요
별을 꺼줘요
이젠 잠들 수 있도록
내일, 다시, 안녕할 수 있도록
오늘은 너무 길었잖아요
꽉 막힌 완행열차처럼 떠밀려
종착역에서야 내릴 수 있었잖아요
달을 밝혀줘요
귀갓길이 흐려지지 않도록
발자국을 남기고
초인종을 누를 거예요
텅 빈 방이 채워지도록
오늘, 이젠, 안녕할 수 있도록
불을 켜두어요
밤이 떠나가도
길을 잃지 않도록
이름을 끄적여 두어요
스며든 빛깔에 묻혀
나를 잊지 않도록
거짓말을 해줘요
내일 해가 뜰 수 있도록
우리, 다시, 안녕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