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누가 내 이름표를 떼었을까
확성기로 퍼지는 덤덤한 소식
당연한 듯 웃고 마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
흐르지 않게
끓지도 않게
단단히 굳어진 걸까
나태에 파묻혀
꺼내어 볼 순 없겠지만
잔인한 위로
넘칠 듯 따라
애써 삼켰다
목을 조르듯
위를 쥐어짜듯
아팠다
그건 참 다행이었다
아직은 아팠다
내게 아직
열기가 남았다면
사정없이 두들겨 주길
희뿌연 증기 걷힌 후
그윽한 잔향 남길 수 있도록
다소 낮은 음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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