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낚시꾼
낚싯대 하나 둘러메고
사막을 걸었다 터덜터덜
언덕을 넘어도
또 언덕을 넘어도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끝없는 황량함에 지칠 때면
낚싯바늘 휙 던져보곤 했다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리 기다려도
입질은 오지 않았다
이따금 불어오는 모래만이
잔뜩 찡그린 눈꺼풀을 때릴 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텄구나 텄어
주섬주섬 털어내고
다시 걷는다 터덜터덜
저 언덕 너머에는
낚싯바늘이 뛰놀 초원이 있겠지
저 언덕 너머에는
낚시꾼이 뽐낼 무대가 있겠지
사막의 낚시꾼
초라한 빈손
가득 채울 바다를 꿈꾸며
발자국을 남겨본다 자박자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