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혐오는 혐오를 먹고
혐오는 혐오를 먹고
증오는 증오를 쌓고
증오는 증오를 쌓고
꼬리는 꼬리를 물고
꼬리는 꼬리를 물고
바닥은 바닥을 밟고
바닥은 바닥을 밟고
우리 속에 우리는
우리 속에 우리
앞면을 걸어도 뒷면
뒷면을 걸어도 앞면
비틀림에 갇혀버린
비틀거리는 취객
주인 없는 집에
흔적 없이 머물다 갈 손님
밤하늘엔 별이 수두룩한 걸 보니
나쁜 건 나뿐이었나 보다
방명록에 적을 거창함은 없고
별 하나만 남겨두어야지
휘청이는 발걸음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