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린 자들은 방파제가 되었나요
떠밀린 자들은 방파제가 되었나요
철썩철썩 파도소리에 묻힌 비극이 되었나요
자유라는 끔찍한 경쟁 뒤로
공정이라는 얄팍한 믿음 뒤로
추락은 칼 꽂는 장난감처럼
징후 없이 불쑥 튀어 오르는데
값싼 눈물이라도 흘려줘요
그럴만했다는 잔인한 끄덕임 말고
날 곳을 정해서 태어나는 사람이 어디있나요
삶은 늘 그런 것 투성이잖아요
그만 그를 용서해줘요
우리는 언제든 밀려날 수 있기에
더는 떠내려가지 말라고
그물을 쳐두었잖아요
한데 그들은 방파제가 되었나요
허우적거리는 꼴이 우스운 광대가 되었나요
비극이 휘몰아친 다음엔
그다음엔, 또 그다음엔
두 손을 잡기 위해 존재하는 걸요
차디차게 놓아두지 말아요
어쩔 수 없다는 잔인한 끄덕임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