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1
주인을 잃어
한층 쌀쌀해진 방
좁고 희미할지언정
길은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산소를 물어다 줄 발자국이
단 하나도
더듬어 볼 것도 없는 명백함
현장은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며
시대를 고발하고 있었고
나는 그저 목격할 뿐이었다
시대가 그의 목을 조를 때
그는 있는 힘껏 소리쳤으나
그 누구도 듣지 않았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기에
밀실이 되어버린 방에서
그는 한 줌의 산소를 갈구하며
서서히 싸늘해졌다
시시한 결말에
인파는 금세 흩어졌지만
밀실 앞은
그들이 남긴
발자국으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