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
하늘이 너무 푸르던 날
강철로 만든 사각의 관이
서서히, 그러나 거침없이
부유하고 있었다
깜빡이지 않는
차디찬 눈동자만이
소년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옥상에서 떨어져
유리병처럼 깨진 삶
아스팔트 위에 남은
새빨간 눈물과
날선 마음 조각만이
사건을 짐작게 했다
차디찬 눈동자가 남겨둔 기록
한 장 한 장 망막에 새길 때
응당 새어 나온 탄식
움츠린 소년의 울먹임을
그때 우리는 왜, 보지 못했을까
가녀린 소년의 흐느낌을
그때 우리는 왜, 듣지 못했을까
떠밀린 소년은
죄인이 아니 오니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깨끗해진 거리에
남겨진 우리야말로
남겨진 우리야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