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걱정
밭을 기며
낱알이라도 주우려니
제 땅이라 합니다
도리깨로 내려치며
제 땅이라 합니다
기는 것도 서러워
나는 차라리
둥지 없는 새가 되렵니다
밭에 해충이 가득하고
잡초가 무성하다 아우성치나
새가 된 이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고단한 날갯짓이 걱정이지
네 땅이 어쩐들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아낌없이 긁어모아
배불리 드셨으니
긴 겨울도 너끈하실 테지요
나는 날갯짓하다 얼어붙어
차디찬 화석이 되렵니다
진득한 봄날이 되면
우수수 떨어져
당신의 생존을 기려보렵니다
어찌 그때는 한 뼘을 내어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