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의 노래
개척자처럼 밀려든 유행은
메뚜기떼처럼 터전을 유린하였네.
바닥까지 싹싹 갈퀴질한 황금
선단 가득 실어 유유히 떠나고
풀벌레 소리, 지저귐 소리 멎은 섬에는
벌거벗겨진 원주민만 남았네.
그래 떠나거라.
어서 떠나거라.
메뚜기가 온 하늘을 뒤덮어도
뿌리를 어찌하진 못했으리.
우리는 허식을 벗어던지고
돋아나는 초목과
돌아오는 새들과 노래를 부를 테니.
우리의 노래는
더 진한 향으로
더 선명한 색으로
더 웅장한 소리로
피어나리라.
우리는 끝끝내 불멸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