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밤을 훔쳤다
색마저 잠이 들어
검정으로 칠해진 밤.
시계침 째깍이는 소리마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마저
이토록 또렷한데
목소리는 어째선지 닿지 않는다.
너는 무엇이 두려워
밤하늘에 숨었니.
토닥여 주고파도
그림자 한 자락 보이질 않는구나.
잊은 듯 지내다가도
별이 떨어질 때면
너일까 마음을 졸이고
별이 스치울 때면
너일까 한참을 들여다본다.
반짝이는 만큼
더 기다릴 테니.
다시 만날 우리
아무렇지 않게 손 흔들고
별이 다 질 때까지
서로의 밤을 속삭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