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 때때로 흐림
흐린 날에 태어난
축축한 쿠키.
눅진함이 좋다나
희한한 녀석.
우산은 두고 와.
비 올 기분은 아니니까.
혹여나 온다면
그때는 젖지 뭐.
네 말마따나
눅눅해지는 것도
썩 나쁘지만은 않다.
바삭한 쿠키가
시늉만 한다며
핀잔을 줄 테지만.
너는 알았니?
달력은 온통 생일날.
이러니 누군들 기억하겠어.
그러니까 축하해.
너만 울진 않았을 거야.
잔뜩 흐린 날이어도.
구름이 안 걷히면
부채질하면 되지.
그래도 흐리다면
비라도 뿌려보지 뭐.
일기장에 적어둘 테야.
"맑음, 때때로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