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저녁
우리의 낮을 가졌다면
저녁은 돌려주어야지.
다녀왔어 포옹하고
갓 지은 밥 나눠먹고
노을 지는 숲 거닐며
사랑한다 속삭일
저녁을 주어야지.
애달프다.
닿지 않을 평범함이라니.
악을 쓰며 기어오르던
그 친구는 보통이 되었을까.
이따금 들려오는 비보에
울적한 마음 털어버리려
하늘을 올려봐도
차디찬 달밖에 없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쉼 없이 흔들리고
관성처럼 맴돌며
흘린 것이 너무도 많아.
무엇부터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마주칠 수 있다면
그땐 너를 불러볼까.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보면
조금은 사람다워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