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훨훨 나는 당신에게 물었다.
"어찌하면 날 수 있나요?"
당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어찌하여 날지 못하나요?"
당연한 대답을 꺼내려다 멈칫,
고개 들어 하늘 보니
많은 이들이 날고 있었다.
'날지 못하는 건 나뿐인가?'
자꾸만 고개 숙이는 물음표처럼
잔뜩 초라해진 의문을 꺼내 보이자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하늘 걷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나는 나를 믿진 못 하지만
그 미소가 자꾸 걸려
당신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첫 발을 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