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며 업무를 하는 중에
개발중인 개발안건의 테스트 단계를 대대적으로 공지할 필요가 있었는지
공지메일 뿐만 아니라 화상회의 초대 메일까지 왔습니다.
본래 갑회사 을회사끼리 화상회의를 하고 협력업체 개발자들은 통보를 받는 상태였는데,
협력업체 개발자들까지 모두 초대해 회의를 하는 것 보면 꽤 대단한 규모의 회의인가 싶어서
처음해보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리저리 시행착오 끝에 무설치로 엣지 브라우저로 접속하여
뭣도 모르고 권한 설정을 예, 예 누르며 접속을 하니....
카메라가 켜집니다.
그제야 전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집에서 따뜻하게 황금 군용 깔깔이를 껴입고
수염은 얼마전에 초기화를 하긴 했지만 다시 거뭇거뭇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머리는 운동하고 저녁에 감기 때문에 뽀글뽀글 뻗친 상태입니다.
'이 몰골로 화상회의를 할 수는 없지.'
하지만 개최시간은 앞으로 1분 후.
많은 작업을 할 수 없으니 일단 춥지만 깔깔이를 벗어 감춥니다.
그리고 각도를 최대한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도록 보조의자에 놓은 노트북을 책상위로 올리고 각도를 맞추고 당당히 연결 버튼을 누릅니다.
그리고 접속한 화상회의 화면은 뭔가 이상했습니다.
얼굴이 켜져 있는건 나 하나 뿐이었고 다들 [김][이][최] 이렇게 빈화면이지 않겠습니까?
아마 다들 아직 접속을 안했겠거니 하고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메신저가 요란하게 울립니다.
같은회사 선배 차장님입니다.
선배차장 : 울차장 뭐해 ㅋㅋㅋㅋㅋㅋ 카메라 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짱각도 자랑하냐? ㅋㅋㅋㅋ
또 울립니다.
을회사 관리 팀장님입니다.
을팀장 : 울차장님;; 카메라 끄세요;;;
나
-아 젠장;
을팀장 : 마 마이크도 끄세요!!!;;
아으... 아으으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