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yptian Blue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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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시간 (1) 2014/04/07 PM 07:59
스물 두 살에 나는 나보다 여덟살이 많은 남자를 만났었다. 그 남자는 공립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였는데 부드럽고 유머 감각이 있어서 나도 한동안 그 사람을 많이 좋아했다.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있다면 영화 취향이었다. 그는 그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나 나온 흑백의 고전 영화들을 좋아했는데 그건 한참 새로운 관심거리들을 찾아다니던 내게는 세대 차이처럼 느껴졌고, 한번 든 생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아서 작은 다툼도 모두 나이차 때문이라고 여기다 헤어지게 되었다.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어서 그 때의 그 사람과 같은 나이가 되었고 새로운 것보다는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찾게 되었다. 왜 옛날 영화를 즐겨보냐는 내 물음에 시간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분류자니까라던 그의 대답이 떠오른다. 다만 그는 시간을 믿고 더 좋은걸 찾고 있었다.
그 시절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시간이 알아서 분류해주었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오늘 문득 생각에 그는 역시 좋은 쪽이었다. 물론 돌이킬 수 없어 이따금씩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코끝을 찡하게 만들어도.




급하게 써서 길고,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데
지금 쓰지 않으면 머리에서 날라가 버릴 것 같고 더 괜찮게 쓸 수 없을 것도 같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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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knight    친구신청

생각이란 났을 때 바로 안쓰면 날아가버리고 기억조차 안나는거 동감이에요.
[영화] 산딸기(Wild Strawberries, 1957) (0) 2014/04/07 PM 01:08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 프로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꿈 장면을 지나, 현실과 꿈,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신을 성찰하는 잉마르 베리만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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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난 황소(Raging Bull, 1980) (2) 2014/03/31 PM 12:48



이에, 유대인들은 바리새인에게 두 번째로 소경이 되었던 사람을 불러서 이르되
'하나님 앞에 진실을 말하라 우린 저 사람이 죄인인 줄 아노라'
이에 그가 대답하기를
'그가 죄인인지 내가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 아는 건, 한 때는 소경이었지만 이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는 지난 날의 잘못.
현재에는 아무리 눈을 똑바로 뜨고 찾아보아도 그 잘못들을 알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두 시간의 긴 영화 속에 컬러 화면이 단 한 차례 등장하는 것은 제이크 라 모타의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 시간이 그 때 뿐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과거에 대한 진한 회한이 느껴지는 감옥 안에서의 주먹질과, 분장실에서의 독백은 먹먹하기까지 하다.
택시 드라이버, 코미디의 왕, 성난 황소. 같은 인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에 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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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모 Grimmy    친구신청

캐명작!!!
웃긴게 라모타 이혼사유에 드니로옹도 껴있더라구요 둘이 너무 붙어있다고 ㅋㅋㅋㅋㅋ

팬더롤링어택    친구신청

우리나라 극장에선 미개봉이었던걸로 알고 있고 비디오로 출시당시 제목이 '분노의 주먹' 최고의 네이밍 센스를 보여줬었죠 ㅋㅋㅋㅋ
[영화] 코미디의 왕(The King Of Comedy, 1983) (0) 2014/03/29 AM 05:11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영화

'평생을 얼간이로 사느니 단 하룻밤이라도 왕처럼 살겠다.'

택시 드라이버와 같은 선상에서 움직이는 영화 같다.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고 어딘가 미쳐있는듯한 주인공의 모습은 인정받고 살아가기 위해서 목적을 가지고 성공을 목표로 해야하는 우리네 인생을 블랙 코미디로 조명한다.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때론 허구와 과장을 덧붙여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는 삶이란 쇼비즈니스의 세계에 서 있는 한 명의 코미디언의 삶과 다를바가 없다. 인생은 한 편의 코미디 같고 그래서 우리 모두는 슬픈 코미디의 왕이다.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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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차 안의 낯선 자들(Strangers On A Train, 1951) (0) 2014/03/28 AM 02:34



몇 번째 시즌인가 심슨 할로윈에 나왔던 교환 살인이 이 영화를 패러디 했나보다. 이창에서 봤던 것 같은 위트 있는 엔딩이 맘에 든다.
Criss-Cross
라이터로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 미리암의 깨진 안경, 바바라의 안경을 보고 살인을 저지르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던 브루노.
빠르게 도는 메리 고 라운드, 웃는 아이, 싸우는 두 사람, 비명 지르는 여자, 멈추려는 사람이 어우러지는 클라이막스.
가장 무서웠던 건 얼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멀리서 브루노를 잡은 장면이었는데, 그 대단한 긴장감이란.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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