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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초대 (3)
2014/02/20 AM 12:33 |
"형, 꼭 오세요."
올해 새터에도 후배들은 어김없이 나를 초대했다. 신입생과는 벌써 6살 차이가 난다. 매일 어울리는 친한 후배들이 과에서 한 자리씩 하고 있다보니 이제는 4학년이 된 내게도 연락을 한 모양이다.
"야. 내가 가기엔 좀 그렇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불러주니 내심 고마워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퍼뜩 모두가 등 돌린 복학생을 찍어놓은 인터넷 유머가 떠올라 생각을 하얗게 지웠다.
'어울릴 자신은 있어. 하지만 애들이 불편할거야.'
그와 다르게 나는 정말로 어울릴 자신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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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배구공 (3)
2014/02/19 AM 03:09 |
배구공 다섯 개를 구입했다.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이별이 정해져 있으니 굳이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그렇게 몇 번이나 속으로 되뇌이면서 배구공에 그림을 그렸다. 첫째는 윌슨, 둘째는 왓슨, 셋째는 피터슨. 그리다 손에 뭉게졌는지 피터슨의 눈이 번져, 어느새 내 얼굴과 닮아 있었다.
나는 그를 위로하려 애썼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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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텀블러 (3)
2014/02/18 AM 02:10 |
학교에 가려고 신발을 신다가 텀블러를 놓고 나온 것을 알았다.
"엄마, 텀블러 좀 가져다줘."
신발 벗기가 귀찮아서 어머니를 부르자, 어머니는 썬블럭을 가져다 주신다. 어머니와는 믹스 커피 말고는 마신 적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까페 앞을 지나다 '커피 한잔 마셔요' 해도 '집에 가면 커피 있어'하고 답하시는 어머니가 텀블러를 아실리가 없었다. 신발을 벗고 텀블러를 가져와 웃으며 말했다.
"엄마, 이걸 텀블러라고 해요."
나를 따라 어머니도 크게 웃으셨다. 텀블러를 보고 어머니를 떠올리리라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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