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찾아본 성인 ADHD는 충동성과 부주의성으로 대표되는 병으로
크게 충동적인 행동이나 부주의한 행동들에 초점을 맞추는 편입니다.
사실 직장생활을 하며 누군가에게 그런 문제로 지적 받은적 없고 크게 살면서도
대인관계나 그런 일로 불이익 받은적은 없지만 제 인생의 가장 큰 고민은 머리속에서 꼬리를
물고 넘어오는 잡념과 공상의 문제였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간단한 기획 업무를 하고 있다고 예를 들면 그 아이디어를 구상하기에 머리속에서
생각을 끄집어 내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그 생각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문서로 옮기는 와중에 갑자기 집에 있는 아이가 생각납니다.
아이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3일전에 봤던 인터넷 기사가 생각나서 그 기사를 찾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아참 다시 문서를 정리해야지 하고 PPT 파일을 여는 순간 PPT 기능에 뭐가 있고
이런건 가능한지 궁금해지며 그걸 만지고 있습니다.
이런 기능은 있나? 음 궁금해지네 하하 있구나 다시 일하자. 짧은 순간에 관련 없는 생각이 홍수처럼
쏟아지며 집중할 수 없고 10가지 해야하는일에 생각이 10%씩 할당되며 당초에 하려던 문제는 뒤섞이고
시간이 지나면 생각해낸 아이디어까지 희미해집니다. 그리고 퇴근 시간이 다가와서 집에 오면
아 그거 해야되는데 하다가 다른 생각으로 잊어 버립니다.
이런 고민을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다들 그래 다들 원래 딴짓하고 그런거야 라는 대답을 듣고
그냥다 그런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잊어버릴쯤 일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고
쓸대없는 생각으로 비효율적으로 일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마이피에 글을 올렸고 어떤분의 조언으로 병원에 갔구요.
병원에서 지어준 약을 먹고 최근 일을 시작했는데, 일이 잘된다 능률이 좋다의 문제 보다는 제가 딴짓을
안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녁쯤 되면 자각합니다.
예전 동료와 이야기하는 단톡방이 있는데 오늘 바빴나봐요? 통 말이 없내요? 라는 말을 듣거나
내일쯤 끝날거라 예상한일은 점심에 끝내서 다른일을 하고 있습니다.
성격이 체계적으로 변한것도 아니고, 심적인 변화를 못느끼는 상태에서 일의 능률이 높아지고 일하면서
일촌 파도타듯 잡념이 뒤섞여 계속 이것저것 산만하게 일하던 부분이 없어진 상태라는 사실에 놀랍니다.
그리고 이게 플라시보 효과는 아닌지 걱정하고, 정말 제대로 되고 있는건가? 고민합니다.
스스로 자랑하려는것은 아니지만 아내가 깜짝 놀랄정도로 저는 비상하게 기억력이 좋은 편이지만
좋아하는 책의 구절은 기억해도 공부하려고 집중해서 암기해야되는 부분은 딴생각 떄문에 머리에 하나도
안들어 옵니다. 이게 그냥 의지의 차이 공부하는 방법의 차이인지 지금도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약을 먹는다고 내가 꼼꼼해지거나 체계적인 사람으로 변하진 않지만 할수있는 일 지금 해야된다는걸 아는
일을 실행하고 집중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글을 읽은 분은 그냥 공부하려는 의지가 없는거 아니야? 게임은 그래도 집중할걸? 이라고 생각하시고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닐가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건 솔직히 대답하기 어려워요.
사실 스스로가 성인 ADHD다 라는 생각을 못하고 평생 살아오며, 그냥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고 산만해서
나는 공부랑 담을 쌓은 녀석이구나 하며 살아왔던 시절이 있던 터라서, 내가 공부를 하려고 집중해서 책상을
앉아서 공부한 시간이 있었는지 학창시절 되돌아보니 없었던것 같습니다.
낚서하거나 딴짓하며 공상을 했던것 같아요.
고작 약으로 이렇게 변할 수 있는 문제인지 그냥 내 스스로가 변했다는거에 의미를 붙이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