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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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28. (0) 2023/02/08 PM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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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갑자기 이상욱이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늘 조 원장의 폭주를 견제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오히려 조 원장을 구원해서 그가 간척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평소의 이상욱이었다면 자신이 방아쇠를 당겨서라도 공사를 중단시키려고 했을텐데 말이죠.


조 원장을 죽일 수 없다면 원생들 중의 누군가가 소동의 책임을 져야된다고 하자 황 장로는 자신에게 화살이 돌아올 것을 예상하고는 이상욱과 조 원장의 체면을 적당히 세워주면서 노련하게 사태를 마무리하고 물러갑니다.


278페이지에서 이상욱은 원생들을 따라 내려가는데, 여기서 그의 정체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상욱은 건강인과 나환자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스스로는 자신이 건강인보다 나환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279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올해는 간척공사가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기도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280 페이지에서 실적 평가단을 맞이하고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배반'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이것이 배반인지 아닌지, 지금까지의 상황을 한 번 정리해 보죠.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조 원장은 아마도 도지사에게 1년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다고 약속했을 겁니다. 도지사는 그 말을 믿고 지원을 약속했겠죠.

그런데 3년이 지나도록 공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도지사는 조 원장에게 상세한 공사 계획을 요청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게 제시할 자료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지사 입장에서 지금의 실적 평가는 당연한 절차입니다.

하지만 조 원장은 그것마저도 '배반'이라고 부릅니다.


280 페이지 마지막 줄을 주의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상상을 못 하던'이 아니라 '상상을 하지 않고 있던'입니다.

즉, 조 원장은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문책이 있을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막상 실적 평가단이 오자 그것을 '배반'이라고 부르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왜 그는 이것을 배반으로 받아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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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27. (0) 2023/02/08 AM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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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은 그가 2부에서 보여왔던 무능함에 지친 원생들의 분노와 마주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자신이 원생들의 낙원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고 항변합니다.


여기서 얼핏 보면 화자가 조 원장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그를 옹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조 원장을 '진정한 사랑을 실천한 지배자'로 보는 기존의 해석의 근거들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저는 반대로 화자가 조 원장을 비판하기 위해 그의 속마음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자신의 욕망에 함몰된 지배자가 속으로는 얼마나 위선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폭로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조 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원생들을 배반한 적이 없었고, 오직 주님의 뜻에 따라 원생들의 낙원을 완성하기 위해 사랑과 희생을 해 온 인물입니다.

이것은 현실의 조 원장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그가 세우고자 하는 동상의 모습일까요?


참고로 이 사건은 조 원장의 모델이 된 조창원 원장에게 실제로 일어났었던 일입니다. 이처럼 이 소설은 다른 소설들에 비해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게다가 '연재'라는 형식 때문에 현실이 소설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동시에 소설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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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26. (0) 2023/02/07 PM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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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은 이번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외면해 버립니다.

그리고는 혼자 막사에 틀어박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합니다.

그는 자신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면서 괴로워하는데, 그럼 그를 이렇게

내몬 인물은 누구일까요? 다름 아닌 조 원장 자신입니다.


253 페이지에서 조 원장은 '저들이 원한다면 나를 내주는 길밖에.'라면서

마치 엄청난 희생이라도 할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다음날 그가 내놓은 대답은 원생들에 대한 '혹독한 협박'입니다.

(참고로 조 원장의 지시문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10월 유신'에 대한 은유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소모전 속에서 지칠대로 지친 원생들은 조 원장에게서

어떤 식으로든 해답을 듣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비록 내게는 아무런 계획도 없지만, 대신 너희들이 알아서 기필코 올해 12월 말일까지 공사를 끝내야 한다.'라는 무책임한 협박입니다.

이런 그의 태도에서 억눌렸던 원생들의 배신감이 폭발합니다.

그리고 그 배신감을 되돌려주고자 조 원장을 찾아 갑니다.


전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가 막사에서 공사현장을 내려다 보는 대신에 단 며칠이라도 원생들과 함께 돌덩어리를 짊어졌더라면, 그래도 지금처럼 원생들이 그를 죽이려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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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25. (0) 2023/02/07 AM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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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조 원장은 원생들을 '덕적도 삼형제'처럼 만들기 위해 그들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던 육지인들에 대한 증오심에 불을 지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장로회를 통해 가짜 여론을 조성합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그는 생각합니다.

'섬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정말 그럴까요? 섬을 위한 행위였을까요? 불가피한 행위였을까요?


아무튼 조 원장의 배신은 점점 속도를 더해 갑니다.

그는 이렇게 원생들이 꿈꾸던 '공존'에 대한 희망을 부숴버리고, 원생들은 그의 선동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로 전락해 갑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조 원장의 바램대로 '덕적도 삼형제'처럼 변하게 됩니다.

그럼 이 전쟁이 끝났을 때 5천 명의 '덕적도 삼형제' 앞에 남아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들은 풍요로운 330만 평의 땅을 얻을 수 있을까요?


248 페이지의 사건은 어쩌면 원장의 폭주를 멈춰 보려는, 이상욱의 저항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 원장은 여기서도 그의 호소를 외면하고, 이야기는 절정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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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24. (0) 2023/02/06 PM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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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2부에서 화자는 몇 장면에서 조 원장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는데, 231 페이지가 그렇습니다.


'조 원장은 마침내 도망이라도 치듯이

원생들을 버리고 혼자 지휘 막사로 올라가 버렸다.'


사흘 동안 비를 맞으면서도 원생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조 원장만은 홀로 도망칠 수 있는 걸까요?

원생들과는 달리 그는 아무 것도 바친 게 없기 때문입니다.

원생들은 그런 조 원장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조 원장은 태풍으로 방파제가 무너진 것을 '자연의 배반'이라고 부릅니다.

매년 불어 오던 태풍이 불어 왔을 뿐인데, 그것이 자신에 대한 배반이라... 그렇다면 조 원장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무튼 간척공사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앞에서 조 원장은 더 이상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덕적도 삼형제를 찾아 가 만납니다.

그들 역시 8년째 조 원장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지금처럼 계속 공사를 진행한다면 원생들도 앞으로 최소한 7년은 더 고생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조 원장이 정말 원생들을 사랑한다면 공사를 중단하거나 설계를 다시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어떻게 하면 5천 원생들을 덕적도 3형제처럼 만들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239 페이지에 있는 '끝끝내 방해를 하겠다면 우리가 네 목을 자르도록 해주겠다.'란 대사는 실제 육지인들이 한 것이 아닙니다. 조 원장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는 마치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원생들에게 전달해서 다시 한 번 육지인들에 대한 증오심에 불을 지르고, 그 에너지로 공사를 다시 시작합니다.

궤벨스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이렇게 조 원장은 본격적으로 원생들을 배반하기 시작합니다.


덕적도 삼형제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바쳐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 원장은 원생들을 내세워 자신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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