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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제도와 환경의 정비 vs 시민의식과 도덕성의 회복'에 대한 제 생각 (4) 2016/11/01 PM 03:17

오전에 어떤 마이퍼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네요.

시간이 없어서 본문만 읽고 댓글은 못 달았는데요

점심시간 이후로 잠깐 생각 좀 하다가 댓글 남기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흥미롭게 생각한 주제였는데요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는 제 생각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한 번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본글=============================================


아래의 두 개의 가치는 서로 완전히 대치되는 것은 아니며 같이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한 개의 가치에 역점을 둔다면 여러분은 어떤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 아무리 우리가 스스로 시민의식과 도덕성을 함양하고자 해도

외부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기에

우리는 주변 환경과 제도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만

탈선한 이들을 제대로 교정할 수 있고 사회를 보다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수 있다.

 

2. 제도와 외부 환경만으로는 언제나 부도덕한 인간들의 비행을 완전히 막아내지 못했으며

인간의 자유 의지는 규제만으로 억압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사회의 건설을 위해선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스스로 선하고 정의롭게 살기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전 2번입니다.



==이하 제 댓글=====================================


글은 오전에 읽었지만 생각 좀 정리하느라 이제야 댓글 남깁니다.



1. 저는 존 롤즈의 정의론을 주 전공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상황으로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굳이 말씀드린다면 1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성선설을, 더 정확히는 인간의 양심과 주체적 의지를 믿습니다.

이는 경험과 학습으로 '아는' 것 에 더해서 마땅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기도 한다는 의미의 '믿음'입니다.

그렇기에 시스템의 강제나 개입이 없더라도 인간의 자유 의지로서 정의를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면에서 굳이 말씀드린다면 2번에도 가깝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러나 1번은 수단이고 2번은 목적입니다. 2번을 위해서 1번이 있는 것이지 1번을 위해 2번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궁극적인 목적은 2번이라 생각합니다.



2. 쥔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1번과 2번은 대치되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추구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1번과 2번을 수단과 목적으로서 두루 지향하고 있고요.

그러나 목적과 수단 둘 중 하나만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제한한다면, 저는 수단 곧 1번을 우선시할 것입니다.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으면 선한 사람이 대다수일지라도 소수의 악한 사람들에게 권익을 침해받을 위험이 많으나

반대로 악한 사람이 대부분일지라도 시스템이 정비된다면 소수의 선한 사람에 대한 권익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잘 정비된 시스템은 스스로 완성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존속하기 위한 환류과정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 또한 시스템에 포함시키기에

크게 본다면 시스템의 정비는 시민의식의 개화를 촉구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1번과 2번 둘 중 하나만을 우선시해야 한다면, 궁극적인 목적은 2번입니다만,

현실적으로 저는 1번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그러나, 이는 사회적인 규모에서의 결정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정의로운 시스템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합리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시민의식과 도덕성이 깨어난 이들을 통해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무리 범 국가적인 대규모 운동이라 할지라도 뭉친 덩어리를 풀어헤쳐보면

그 근본은 결국 크게 뭉쳐진 '개인 차원에서의 노력들'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사회적 차원에서 시스템을 정비해야한다 할지라도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도야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위 사람들을 감화시키며,

그런 사람들의 합리적인 합의를 통해 정의로운 사회 규범을 점점 확대시켜 나가는 방법이 유일합니다.


그렇기에 1번과 2번 둘 중 하나만을 우선시해야 한다면, 궁극적인 목적은 2번입니다만, 현실적으로 1번을 우선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개인 차원에서 2번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왜 말이 자꾸 바뀌느냐?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그렇습니다ㅎ

복잡하게 말씀드렸지만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최우선사항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2번을 추구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인 작은 모임에서 1번을 이루고,

그런 작은 모임들이 모인 큰 모임에서 1번을 이루고,

그런 큰 모임들이 모인 사회 시스템에서 1번을 이루고,


그런 정의로운 사회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존속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2번을 교육하여

궁극적으로는 2번이 당연한 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주절주절 쓰긴 했지만 결국 2000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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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명화    친구신청

애매 하네요 전자가 안되면 후자도 무너질테고 후자가 안되면 전자가 의미없고..

환경에 치우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곳간에서 인심나는것도 있고..

=ONE=    친구신청

극단적으로 보면
시스템이 개판이어도 성인군자는 어딘가에 있기 마련이지만
만마전에서는 정의로운 시스템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오직 힘의 논리 뿐이지요.
곧 전자 없는 후자는 발생 가능하지만 후자 없는 전자는 불가능하죠.
그렇기에 '일단 시작은 후자에서 출발하되 후자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를 위해 중간의 확산 단계로 전자가 필요하다' 라 생각합니다.

Routebreaker    친구신청

궁극적인 목적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흔히 눈 앞의 목표를 놓쳐서 길을 헤메기 쉽상이고
눈 앞의 목표를 쫓는 사람들은 먼길을 내다보지 못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1번과 2번의 개념을 수단과 목적으로 포착하신건 제가 글을 쓰며 생각했던 바와 같으셨네요. 만일 우리가 '어떤 단계나 차원의 경우를 말하는 것인가?' 라는 예리한 질문을 미뤄놓고 포괄적, 직관적인 형태의 답을 구하고자 한다면 제 경우엔 이미 말한바와 같이 바람직한 사회건설을 위해서 2번..개개인의 시민의식과 도덕성의 회복에 더 본질적인 중요함이 있다고 봅니다만 사실 무언가를 추구하고 이루기위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선 저 역시 1번을 선호하긴 합니다.

=ONE=    친구신청

결국 1번이나 2번이나 모두 상호 보완의 관계에 있다고 봐요.
1번은 엔진이고, 2번은 핸들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2번 없는 1번이 더 위험하긴 하죠.)
실제로도 둘 중 어느 쪽에 더 '쏠리느냐' 차이일 뿐,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둘 중 '오직 하나만'을 취하진 않겠죠.

그런데 세상엔 비 합리적인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게 단점.....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1번만 옳다 2번만 옳다 싸우는 것 보면 답답....ㅠ
그러다가 제가 '둘 다 필요함' 이러면 투닥대던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박쥐냐며 악다구니 쓰는 것 보면 발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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