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시작하는 토요일 오전.
산뜻해야 할 기분이 그닥 반갑지 않은 쪽지 때문에 완전히 잡쳐버렸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 2년 전에 마이피 네임드로 떠오른 악플러가 있었는데(닉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제 마이피에서도 난리를 피워서 송사를 진행했죠.
그런데 자기가 지은 죄를 뉘우치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국에
빤히 보이는 면피성 거짓말과 뻔뻔한 남탓으로
경찰, 검찰, 재판부, 고등법원 재판부까지 능멸하려다 오히려 '형량 최대로!!!'를 당해놓고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채 대법원에까지 질질 끌어가며 지 인생 지가 꼬고 있으면서
(악플러의 쪽지 축약본)
'니 마이피는 행복하고 즐거운 글들만 많더라.
나는 매일매일 지옥에서 살고 있는데.
니 얼굴 이름 주소 전번 다 알아놨고, 너는 날 못봤겠지만 나는 니네 동네 두 번 가서 너 봐놨다.
어차피 지옥 같은 삶, 돈 없어서 벌금 내는 대신 그냥 노역 산 다음
짧은 인생 스스로 마감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인사하러 갈게.
니 마이피 하루에도 10번 넘게 체크중이니 그때까지 꼭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만 보여줘라.
그래야 내 결심에 흔들림이 없을 테니까'
이딴 시답잖은 협박. 아니, 협박죄 구성요건도 성립 못 될 애들 장난같은 협잡질이나 보내네요.
아주 오금이 벌ㅋ벌ㄹ법ㅋㅋㄹ법ㅂㅋㅋㅋ벌 떨려서
어쩔 수 없이 몸보신을 위해 고기를 먹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낮==========================================================================
생삼겹 2kg, 진공포장.
한 근은 심플하게 소금:통후추=1:1.
나머지는 예전에 만들어둔 돼지고기용 럽(통후추:소금:흑설탕:마늘분:고추씨가루=3:2:1:1:1).
럽을 두 번에 나눠서 할 거니까 살짝 부족한 듯 해줍니다.
비닐에 넣어서 24시간 냉장보관.
=일요일 오전===========================================================================
소금때문에 배어나온 물기를 제거하고 어제와 같은 럽을 쳐발쳐발.
상온에 둔 채로 히코리 훈연칩 한 줌을 물에 담근 다음
그릴 준비하러 나갑니다.
웨버그릴 57 가운데에 라이터큐브,
침니스타터에 지난주에 굽다 남은 차콜,
다 점화되면 한쪽으로 몰아주고 새 차콜 스네이크 배열 한 다음 물그릇.
(사진은 없지만) 점화된 차콜 위에 물에 불린 히코리칩, 석쇠 올린 뒤 물그릇 위에 고기.
그릴 내부 온도 130~150 유지하며 훈연되어가는 중.
사과주스+레몬즙을 스프레이에 담아 한 시간마다 뿌려주고 고기 위치 및 방향 변경, 온도 체크.
큰 고기는 오븐트레이에 올려 바비큐 소스를 듬뿍 쳐벌쳐발.
찌는 효과를 위해 오븐트레이 째로 쿠킹호일에 감싸 다시 그릴 안으로.
헉헉 거의 다 왔다
큰 쪽 고기는 호일을 찢은 다음 바비큐소스를 한 번 더 살살 발라주고
작은 쪽 고기는 이제 호일에 쌈.
고기 두 덩이 모두 큰 오븐트레이로 옮겨서 호일로 덮은 뒤 레스팅.
오전 11시에 시작한 걸 오후 7시 넘어 드디어 개봉.
단면 쩔고요
맛도 쩔어줬습니다.
고기가 부드럽다못해 녹아버려요.
칼질을 하면 썰리는 게 아니라 그대로 뭉개져버릴 정도로요.
탱글하게 떨리는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면
첫 맛은 고기 겉면의 바비큐소스와 럽의 단짠맵이 침샘을 자극하고
다음엔 지방이 녹아 육즙과 섞여서 나는 '건강하지 못한 맛'(ㅋㅋㅋㅋㅋㅋ)이 혀를 감싸고
(씹을 필요도 없이 부드럽지만) 씹으면 살코기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훈연향과 잘게 흩어지는 육질의 느낌.
아무리 기름기와 수분이 빠졌다고는 해도
고기 2kg을 한 끼 저녁으로 먹을 줄은 몰랐습니다ㅋㅋㅋㅋㅋ
(물론 가족 모두 먹었죠ㅋㅋㅋㅋㅋ)
= 이하 악플러에게 보내는 메시지 주의 ==================================================================================
맛있다~~ 행복하다~~~ 신난다~~~~
내 마이피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살펴본다고 했으니까 이 글도 보겠지??
야~~~ 나 지금 되게 신나ㅎㅎㅎㅎ
지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옥을 겪은 건 나야.
너 때문에, 네 생각 없는 거짓 댓글 때문에 순식간에 성추행범이 되어버려서
지인들에거 전화가 올 때마다 혹시 '너 그래서 그만둔 거야?' 라며 나를 욕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에 숨이 안 쉬어지고
자다가 작은 부스럭 소리에도 깜짝 놀라 잠을 설치며 밤을 새다
정신과에서 보름마다 타온 약빨로 간신히 버틴 내 하루하루가 지옥 아니었겠니?
사과만 하면 없던 일로 할 텐데. 사과만 하면 고소 취하할텐데. 사과만 하면 선처를 요청할 텐데.
혹시 내가 널 차단하면 뒤늦게라도 뉘우친 네 사과의 쪽지를 무시하는 게 될까봐 차단도 안했는데
겨우 사람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나를, 내 마이피 글을 보고
'난 지옥인데 넌 행복하네, 억울하니 너 죽고 나 죽자.'??????????????
그래. 한 번 끝까지 가보자. 일말의 자비도, 용서도 없는.
네가 어설프게 가늠하고 있는 그 '끝'보다 훨씬 더 멀고 깊은, 네가 상상조차 못한 그곳으로 너를 데려가줄게.
==== [2023.07.11 19:00] 악플러 차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