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로 뒤늦게 신청했네요.
영상미가 참 좋네요.
산군이 포수들에게 새끼시체를 빼돌리고 핥아주는 장면이라던가 하는 상대적으로 정적인
장면에선 좀 붕 뜬 느낌이 들지만 CG 자체는 상당히 수준급입니다. 200억이 안되는 제작비로
이정도 퀄리티를 보여주는 영화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네요.
영화를 보기전엔 정적인 장면에선 볼만하더라도 애니메이션이 격정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에선
많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산군의 액션씬은 정말 비장한 음악과 어우러져서
전율적이었습니다. 다만...그 전율적인 씬까지 가는 단계가 너무나 멀다는 거..한 30분 정도
처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약간 전래동화 보는 기분으로 이 영화를 접해서 그런지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엔딩씬에서 산군이 천만덕을 부둥켜 안고 지리산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미술적인 미학을
위해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직각으로 또옥 떨어져서 조금 깨긴 했네요 ㅋㅋㅋ
쨌든 국내 영화로는 시각적으로 꽤 도전적이었고, 성공스러운 작품이었다는 느낌인데
흥행참패를 했다는 게 참 씁쓸하네요...같은 시기에 개봉해서 좋은 성과를 거둔 히말라야는
친구들한테 억지로 끌려가서 봤다가 돈만 날린 느낌이었는데...
영화가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왠만한 부분에 상징적 의미가 덕지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