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킬존 시리즈는 워낙 악명이 자자해서 그간 전혀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궁금해서 킬존3 데모를 플레이한게 다였는데, 심지어 데모마저 뭔가 구린 조작감과 조금 답답한 프레임으로 영 구매의욕이 안서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국내 PS4 발매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킬존 트릴로지가 꽤 싸게 팔리고 있기도 하여, 한번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팩에 디스크3장으로 각각의 킬존시리즈가 들어있고, 1은 HD화 되었다고 하니 한번 해볼까
역시 어딘가 모자란 느낌을 주는 게임임은 분명한데, 분명히 매력은 있네요.
명맥이 유지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모양입니다.
일단 각 디스크를 떼어놓고 보자면....
1) 킬존 1 HD
PS2 시절의 킬존1을 HD화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래픽이나 묘사가 PS2라는 스펙을 생각해도 구립니다. 뭐랄까 성의가 없습니다.
각 인물이 대사를 할 때 보면 옛날 고전 3D 게임에서 마네킨캐릭터가 입만 뻥긋거리며 눈썹하나 까딱 안하는데 딱 그짝입니다.
한글이 지원되지 않으며, 이벤트 동영상은 열악한 화질로 10MB이하의 MPEG 동영상을 전체화면으로 틀어놓는 느낌입니다.
사운드는 상당히 구리게 녹음이 되었고, 헬가스트 제식소총을 쏠때 어린이 삑삑히 신발 같은 삑삑 소리가 섞여있어 쏘는 맛을 더더욱 떨어뜨려 줍니다.
맵은 모바일 게임처럼 한 스테이지 내에서도 복붙이 아주 심합니다.
미션은 플레이어가 어디로 가야할 지 가르쳐주지도 않고 맵도 없습니다.....
타격감은 적들의 리액션이 그저 그래서 좀 심심합니다.
스토리나 캐릭터의 연기력도 그야 말로 대본읽는 수준입니다.
그래픽: 4/10 (하드웨어 스펙을 떠나서 성의가 없다)
사운드: 2/10
게임성: 5/10
종합평점: 4/10 (억지로 하려면 못할 수준은 아님)
2) 킬존2
PS3런칭 당시 숱한 이슈와 파장, 그리고 낚존이라는 희대의 사건을 일으킨 문제작
저는 처음으로 접해 보았는데, 이건 또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네요
농담이 아니고 생각보다 할만했습니다. 연출면에서도 정말 다른게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전체적인 스토리의 진행이나 구성이 기어 오브 워 1편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일단 그래픽이 일신 되었습니다. 지금 해도 할만 합니다.
사운드 역시 큰 향상이 있습니다. 나쁘지 않네요. 무기 쏘는 소리등도 완전 개선되었습니다.
편의성 또한 강조되었는데, 이제는 미션 위치가 표시되며 길을 헤메는 일도 없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은 1에 비하면 블록버스터 급입니다.
무미건조한 1편과 달리 보여주기 위한 연출을 많이 넣었는데, 괜찮네요.
게임성은 일단 다른 FPS와 달리 주무기 1개, 권총 1개 등으로 무장이 극히 제한됨이 불편합니다.
또한 극의 진행이 좀 뭐랄까요. 괴짜특공대 라고나 할까?
괴짜 마초들이 서로 소리를 꽥꽥 소리를 지르면서 엉망진창 나아가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ISA와 헬간의 전쟁, 폭군 비사리의 몰락이라는 거대한 드라마위에 캐릭터들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어를 몰입시켜야 하는데, 이친구와 이친구는 왜 사이가 안좋지?, 이 사람에게 있어서 저 사람은 어떤 관계지?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지? 이런 물음에 전혀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기어즈 오브 워는 1편에서부터 캐릭터간의 미니대화를 게임플레이 곳곳에 배치하여, 이 장소와 인물의 관계,
어떤 사건에 대한 이야기, 인물들 사이의 갈등등을 보여주는데, 킬존2는 그런게 없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엔딩까지 그냥 무난하게 흘러가며, 깊이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하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딱히 메시지 없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감상하듯 주욱 진행하였습니다.
그래픽: 7/10 (발전이 상당하고 공을 들인 부분들이 눈에 띔, 1인칭 시점이 초병맛, 나만 호빗이 됨)
사운드: 8/10 (전체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대폭 향상)
게임성: 7/10 (무난, 중간중간 로딩시 화면이 아예 멈춰버리는 부분이 게임의 맥을 끊음)
종합평점: 7/10 (지금해도 할만 함)
3) 킬존3
PS3로 나온 킬존 중 가장 마지막인 3편입니다.
그래픽은 PS3로 할 수 있는 어지간한 경지는 달성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종합적으로 2편을 통하여 초 구린게임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스템면에서도 주무기, 권총외에, 중화기를 하나 소유할 수 있고, NPC와의 힐링 시스템이 도입되어, 전우와 함께
전장을 누비는 분위기가 더해졌습니다.
다만 구간구간 난이도 조절이 개판인데, 2편에서도 광장 사수 등에서 보였던 문제점들이 더러 보입니다.
특히 교착상태의 고지를 뚫는 부분등은 아주 어렵고, 미션에 따라서는 즉사공격이 나오는 구간이 있는데 이부분들이 살짝 플레이어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미 앵그리죠의 쉐도우폴 동영상을 통하여 공개된 부분처럼, 게릴라 특유의 재미없고 의미없고 어렵기만 한 구간들이 2,3에서도 눈에 띕니다.
스토리는 전편만도 못한데, 헬간 내부의 분열과 분란이 아주 작은 규모로 끝나버리고 (우주정거장 총격사태로...)
엔딩은 ...
오프닝만도 못한 클라이막스와 엔딩을 보여줍니다.
쿠키영상도 있는데 대놓고 4편의 광고입니다.
그래픽: 9/10 (프레임은 별로지만 그래픽은 수준급)
사운드: 8/10 (전편과 비슷)
게임성: 8/10 (사용자 편의성 향상, 동영상 시 로딩등으로 쾌적한 플레이 감각 유지)
종합점수: 8/10 (스토리는 전작보다 구리지만, 여러모로 파워업, 호빗시점도 해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이라도 킬존 트릴로지 한번 플레이해보는게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1은 진짜 별로지만 2,3은 꽤 괜찮고 쉼없이 바로 이어서 플레이 해버렸네요.
공통적으로 끝내주게 재미있지는 않고, 그냥 하다보니 어느새 엔딩까지는 플레이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
쓸만한 템은 카달라가 더 잘주는듯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