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하얀 눈 덮은 절에서
종소리가 울린다네
꽃향기 덮은 성당에서
목탁 소리 울리듯이
믿음은
우리에게 아집만을 주지 않았네
절로 고개 숙일 자성도 주었지
내려다보는 자는
서슴없이 이름을 팔려 들고
올려다보는 자는
고된 언덕길조차 따르려 하겠지
종소리면 어떠하고
목탁 소리면 어떠하고
또 다른 소리면 어떠할까
우린 모두 어리디 어린 양이자
유일무이한 존재일 텐데
특별하고도
특별하지 않은 날
하얀 눈 내리는 오늘만큼은
종소리만 가득하길
만인의 성당에서
종소리만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