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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마음
광장에 펼친 노래 한자락
귀 기울인다 한들
몇 푼 던져주는 것이 고작
여백을 할퀴는 바람에
별이 고픈 마음은 깎여만 간다
모난 마음 모두 깎아내고 나면
너와 같은 궤도를 그릴 수 있을까
찌그러진 마음에선 여전히
실없는 노랫소리만 흘러나온다
신고
애써 사랑하지 않더라도 너는 늘 사랑스럽다
문을 두드린다면
지나온 가시밭길 대신
저기 저 희미한
오솔길을 알려주고파
잠들기엔 너무 이르지 않냐며
너무 이르지 않냐며
귀향대롱대롱 매달린 삶 중에치열하지 않았던 삶이 어디 있을까너덜너덜해진 문제집 한 장 한 장간절함이 누렇게 배어있었다단출한 집기를 정리하는 데는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았고남겨진 미련을 태우는 데는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나그네는 무사히 도착했을까언젠가 다시 한번 그를 태운다면어디로 가는지 묻는 대신어디로 가고픈지 묻고 싶다찬란한 태양은 오늘도그림자의 울음을 앗아간다
모조 구분법
오밀조밀 뜯어봐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만져봐도 모르겠다
이것저것 물어봐도 모르겠다
나는 나를 모르겠다
똑닮아버린 나를 모르겠다
문득,
같은 생각이 들었겟지
우린 고개를 끄덕였고
방아쇠를 당겼다
경쾌한 총소리와 함께
나는 다시 유일해졌다
일급 기밀
XXX 고지대 점령 계획
화기 x정
탄약 x발
장구류 x벌
병사 x명
최대한 신속히 점령할 것.
산 중턱쯤
쫄병이 묻다
소대장님 꼭대기까지 올라갑니까?
소대장이 묻다
취칙, 중대장님 꼭대기까지 올라갑니까?
중대장이 묻다
......철컥, 충성! 대대장님 꼭대기까지 올려 보냅니까?
대대장이 묻다
까톡, 충성! XX대대장 아무개입니다. 사단장님 XXX 최정상까지 병력 투입합니까?
몇 분 뒤 정상에서 메아리쳐 온다
까라면 까...
까라면 까
XXX 고지대 점령 보고
병사 1명 보충 요망
기타 사항 이상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