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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요즘 광대 (0) 2023/08/18 PM 05:26

요즘 광대



외줄 타는 광대

높아질수록

구름같이 몰려와

환호하는 그들 손엔

하나같이 날선 칼이 들려있네

추앙하라 추락하라

추앙하라 추락하라


나는 광대의 추락을 보았다네

갈가리 찢어진 옷자락을 보았다네

산산이 으깨진 육신을 보았다네


채널을 돌리듯

저기 저 광대에게 가자

쇼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어서 추락하라 추앙하자

어서 추락하라 추앙하자


참 재밌구나

참 재밌구나

광대놀음

고것 참 재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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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너와 나의 캐치볼 (0) 2023/08/16 PM 04:19

너와 나의 캐치볼



슬며시 내민  글러브에
냅다 강속구를 던지는구나

퍼렇게 멍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연신 강속구를 던지는구나


내가 던진 밋밋한 공

있는 힘껏 후려친 뒤

아무도 없는 베이스를 향해

신나서 달려가는 너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제멋대로 던지는 공

코앞에 불쑥 뻗은 글러브

무엇 하나 캐치볼답지 않아

온통 승부뿐인 세상에서

나는 그저 캐치볼이 하고 싶다


나는 너를 바라보고

너도 나를 바라보고

때론 한 걸음 더 다가가고

때론 한 걸음 더 떨어져서

내가 아닌 너를 위해 던지는 공

홈런도 아웃도 없는

그런 공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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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마음 접기 (0) 2023/08/03 PM 05:49

마음 접기



마음 접는 법을 몰라

볼품없는 별이 되었네

천 번을 더 접어야

소원을 들어주려나

특별해지지 말자던

너의 말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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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사람 껍데기 (0) 2023/07/27 PM 05:14


사람 껍데기


아이들은 배부른 고양이 되어
생쥐 꼬리 휙 내던져도 보고
나비 날개 팍 짓이겨도 보고
병아리 덜미 콱 으깨어도 보고
벌건 핏물이 뚝뚝

그깟 마음,
금으로 씌우면 된다고 배웠으니
거리낌 없이 물어뜯는구나
당연한 듯 천박해진 세상에서
아이들은 더 이상 사람 껍데기를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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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여름 낙엽 (1) 2023/07/24 PM 08:15

여름 낙엽



푸름이 만개하는 계절에도
잎사귀가 진다
붉게 물들기를 갈망했으나
짓궂은 운명에 휘말려

밟히고, 쓸리고, 메말라 간다


낙엽아
바스러진다 하여도
슬피 울지 말아라
구름과 뛰놀다
어미 품에 안긴 것뿐이니


찬란했던 비행은 가슴에 품고

서글펐던 잔해는 땅속에 묻어

돌아오는 계절에

거침없이 자라날 들풀이 되어

함께 흐드러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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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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