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MBC의 언론으로써의 신뢰도가 어느정도나 될까요?' 라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10점 만점에서 몇점을 주시겠냐는 질문글이었고, 총 22분께서 한분도 예외없이 0점을 주셨지요.
특히 한분께서는 저와 같은 생각으로, MB시절 낙하산인사였던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신뢰도가 0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질문을 드렸던 이유는 얼마전 개인적으로 겪은 헤프닝과 관련하여 쓰고싶었던 글이 있기 때문입니다.
타블로와 관련된 일화인데요, 저는 예전 타블로씨와 타진요간의 갈등 사건에 대해서 세간의 평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고있었습니다.
아, 혹시나 싶어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타진요 그런거 활동도 하지 않았구요ㅎㅎ;;
힙합을 잘 모르고 즐기지 않기에 당시에는 타블로씨에 대한 관심도 없었습니다.
저와는 별개로 타진요에서 타블로씨를 향한 정도를 넘긴 인신공격은 당연히 큰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에 대하여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나 타진요 사건에 대해서는 2010년 9월 방영한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퍼드 가다'편 이후로
대중들의 생각이 '타블로는 피해자이며, 타진요가 아주 나쁜 악당들이다.'로 수렴하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타블로씨의 학력 이슈는 타블로씨의 입장이 사실임으로 밝혀졌고, 이 점에 대해서는 저도
별다른 이견이 있는건 아닙니다.
문제는 당시 방영한 MBC 스페셜이 '팩트'로써의 다큐멘터리가 아닌, '휴먼다큐'식의 감성작품으로
방영되었다는 점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타진요가 당시 의문을 제기하며 해명해달라 요구하던 것은 타블로씨의 학력이슈 외에도,
한국 역사상 두번째로 큰 다단계 사기를 일으킨 JU그룹의 도곡동 지사 사장이었던 타블로씨 아버지에 대한 의혹,
타블로씨 어머니의 '기능 올림픽 금메달' 경력 조작 의혹, 타블로씨 친형의 학력 위조 의혹 등이 있었습니다.
타블로씨 본인 학력은 사실로 밝혀졌지만, 나머지 경우는 타진요측이 내민 의문이 사실로 밝혀졌지요.
JU그룹 지사장이었던 타블로씨 아버지 관련 팩트는 기사로 이미 여러번 났기때문에 밝혀지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타블로씨 친형이었던 데이브 리씨의 경우엔 강사로 방송하던 EBS에서도 퇴출되는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타블로씨 어머니의 기능올림픽 금메달 건은 적극적 해명이 없었으나, 해당년도의 공식 기록을 통해
금메달 수상건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정보가 갱신이 덜되어 사실과 다르기에 위 내용은 정정합니다.)
제가 굳이 다 지나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MBC 스페셜 방영 이후 타블로에 대한 합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 조차
터부시 하며, 오히려 '너 타진요냐?'라고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녀석 하나도 바로 '너 타진요냐?'라는 말을 직접 했구요.
MBC는 휴먼다큐 방영 한방으로 타블로씨에게 영구 까방권을 지급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힙합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타블로씨 음악을 평가할 수도 없고 평가할 생각도 없습니다.
음악적으로는 저보다 힙합을 많이 듣는 친구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한국 힙합씬에서는 에픽하이만큼 하는 메이저가 드물다.
음악적으로는 훌륭한 편이다. 저는 힙합을 잘 모르니 아마 맞는 말이겠지요.
또 예능에 나와서 농담으로 던졌던, 톡까놓고 구라임이 뻔히 보이는 언동들도 방송에서의 재미를 위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과거 방송 경력이 다수 있어서 방송의 재미를 위한 부풀리기와 편집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휴먼다큐 한방에 흐물흐물 녹아내려 '우리 타블로는 불쌍한 뮤지션인데 왜 뭐라하느냐.'라며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것 마저 '타진요'라 단정내리고 터부시 하는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더구나 그 휴먼다큐가 MB정권 낙하산 인사였고, MBC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김재철 전 사장 취임 이후 제작되어
방송되었다면 더더욱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되구요.
물론, 방송에서 취재한 '팩트'들에 이견이 있는건 아닙니다.
스탠퍼드 대학측이 인정했고, 그 외 여러 증인들이 인터뷰에 응했으니 학력에 있어 더이상 의문이 있을 수는 없겠지요.
다만 MBC의 취재전달 방식이 휴먼다큐였고, 그 방송으로 인해 타블로씨에게 합리적 의문에 대한 무소불위의 까방권을
부여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타진요의 경우처럼 의문을 제기함에 있어 인신공격과 도덕적 수위를 넘는 행동이 동반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생각할때 '이것이 문제이지 않는가' 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를 막아버려서는 안됩니다.
합리적 의문조차 제기할 수 없을때, 대중은 그야말로 개, 돼지가 되는것이며
정재계와 언론이 가리키는 손끝만 맹신하게 되는 어리석은 군중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s.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혹여 제 글로 불편한 마음이 생기셨다면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혹시나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다면 차후 글을 비공개 전환할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