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영화 [다크나이트]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영웅으로 죽거나, 오래 살아 남아서 악당이 되거나.'
이 대사처럼 원생들은 주정수 원장이 영웅처럼 등장해 조금씩 악당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결국에는 그의 동상 앞에서 그를 살해합니다.
주정수의 동상을 바라보는 원생들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주정수도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한 인간입니다.
원생들은 언젠가 그의 죽음과 함께 이 지옥도 끝이 나리라 믿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들 앞에 영원히 죽지 않는 또 하나의 주정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제 그들은 영원히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을 느꼈을 겁니다.
이 절망과 공포는 고스란히 처음 동상을 제안했던 이순구에게로 향합니다.
그리고 이순구의 죽음은 그의 아들인 이상욱에게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만약 주정수가 동상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원생들은 묵묵히 그의 죽음을 기다릴지언정 살인까지 저지르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즉, 영원히 지배자로 남고 싶다는 욕망이 주정수를 죽음으로 이끕니다.
148 페이지에서 황 장로가 재미있는 대사를 칩니다.
"그때는 누구나 다 그럴 수가 있었으니."
그렇다면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언제라도 다시 처참한 배신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제 다시 이 섬에
치욕스런 배반이 일어나선 안 될 테니......"
영화나 소설에서 누가 이런 대사를 한다면, 그 사건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이 소설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정수 원장(과거)의 처참한 최후를 보여 준다.
2. 조 원장(현재)이 점점 주정수 원장을 닮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3. 그렇다면 조 원장에게도 조만간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150 페이지에서 화자는 조 원장의 행동에 '함부로'라는 수식어를 붙입니다.
이 소설에서 화자는 대부분의 경우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요한 몇 장면에서는 조 원장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