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는 상춘객들이 많기때문에 당일 아침에 출발해도 5시간이 넘기에
금요일 늦은 저녁에 출발해 차에서 충분히 자고 대회장으로 향하는게 패턴이 되어버렸다
작년 횡단과 대전 울트라를 달리고 한동안 달리지 않아 몸이 많이 굳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장과 주차장이 한참 떨어져 다소 불편하였지만 우리만 사용하는게 아니니 이해한다
배번과 물품을 받고 환복을 한다 지인들과 사진도 찍으며 반가운 인사를 한다
장기기증 홍보대사 부산 경찰 (지금은 퇴직하셨다) 류창곤 형님과도 사진을 찍는다
날씨는 봄 특유의 훈풍이 아니라 다소 쌀쌀한 한기가 느껴진다
출발에 앞서 완주를 다짐한다 이번만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니 최선을 다하자고,...
풀코스를 115회 울트라를 50회정도 달렸지만 출발할때는 항상 긴장한다
이제는 적응될것도 같은데 이상하다
많은 주자들속에 섞여 출발을한다 초반엔 걸으며 정문을 통과하고
정체된 구간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자기 페이스에 맞게 달린다
예년 같으면 주로에 벚꽃이며 목련 개나리들이 그렇게 흐드러져 꽃들의 환영으로 달리는 낭만이 있는 대회인데
올해는 아쉽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건 그렇게도 지독한 미세먼지가 사라져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달린다는게 좋다
지인들과 여유있는 대화도 나누며 그간의 안부도 물으며 달리지만
역시 연습부족으로 페이스는 자꾸 떨어져 완주가 불투명 해질 정도로 자꾸 움츠러 든다
느리긴 하지만 지금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완주를 하지않았던가 다시금 용기를 낸다
한참을 달려 35킬로 이후에 비로소 몸이 예전처럼 반응해 한결 나아졌다
19년 부터 주로가 바뀌어 좋은점은 예전엔 62킬로에서 밥을 줬지만 지금은 51킬로에서 준다
울트라는 먹으며 달려야 하기때문에 먼저 먹고 달리는게 그만큼 체력을 보충하는데 잇점이 있다
해마다 미역국을 가마솥에 끓여 뜨끈하게 먹었는데 올해는 된장국이 나왔다
나쁘지 않다 구수하고 뜨끈한 국물을 먹고 장작불 근처에 있으니 따스함에 홀려 몸이 쳐질것같아
서둘러 다시 출발을 한다
밥을 먹었으면 10킬로는 쉬지않고 달린다 한참을 달리니 보급소에서 배를 깍아 제공한다
아니 이 시기에 웬 배인가 시원하고 달달한 배를 몇개 집어먹으니 자봉 하시는 최상숙님이
음료수를 하나 건낸다 최상숙님은 작년에 횡단을 같이 달렸던 분이다 그래서 인지 각별한 동지같다
잠시 누워 몸을 푼다 온몸이 뻐근하다
19년째 참가중인 오장환님께서 한분을 책임지고 가시는거같다 이분도 작년에 횡단을 같이했던 분이다
이번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하니 미리 축하를 해주신다
그리고 황당할것같은 내 포부도 밝힌다 나는 앞으로 30년을 더 달린다 그러니 천천히 부상없이 달리는게 최고의
가치이며 30년을 더 달린다면 청남대 40회 완주도 가능할것 같다고 말한다
30년 후면 74세니 전혀 비현실적이진 않다 지금도 70대 참가자들이 많이 있으니까.,,
한참을 달려 피반령 언덕이 시작된다
경험없던 내게 첫대회의 피반령은 뭐 피가나고 어쩌고,,,,얼마나 나를 쫄게 했던가
이제 10회나 되었고 이거보다 더한 ..령 ..재 는 숱하게 넘지 않았던가
정상에서 86킬로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 시간을 단축한다
처음만난 오명환님과 쉴새없이 같이 달려 어묵국을 받아 먹는다
이제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걷고 달리기를 병행하며
10분 남겨놓고 골인한다
10회 연속 완주다 명예의 전당 맴버가됐다
나같은 게으른 사람이 10회 연속 완주가 각별한 이유가
나는 달리기를 죽도록 싫어한 사람이다 숨차고 땀나고 힘들고 좋아할 구석이라곤 단 하나도 없다
군대서도 일요일 정비하거나 운동하라면 보급관 핑계로 축구하기 싫어 빠지는 약삭빠른 머리도 얻게되었다
07년도에 나는 장기기증 운동본부와 긴 상담끝에 낯모르는 이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회사 직원들의 만류는 당연했고 부정적인 시선만 있었다
그러던중 인천의 본부에서 08년 인천국제 마라톤을 알리는 엽서를 받고 호기심도 생기고 내 몸도 점검할겸
홀로 인라인장을 돌며 눈을 맞으며 연습끝에 풀코스를 5시간 2분에 완주했다
완주후 일주일을 굴러다닐만큼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완주의 기쁨은 고통을 가볍게 이겨버린다
열심히 연습후 4시간 30분대로 시간을 단축하고 목표가 생겼다
풀코스 100회를 완주해 내가 기증하고 후유증없이 건강하다는것을 모두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그렇게 달려 결국은 2015년에 풀코스 100회를 달성하고 울트라 100회로 목표를 선회해
울트라도 100회를 달리고 있다 울트라 공식완주는 47회정도 되었으니 몇년안에 100회 달성할것같다
그리고 청남대는 앞으로 30회 더 달릴것이다
밤새 자원봉사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과 청남대 조직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