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이 길겁니다.
여러분은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을 떠나보신적이 있나요???
가족여행으로 가는거 말고 남자대남자, 아빠와아들, 이전세대와다음세대의 둘만의 여행을 말이죠...
가족여행은 많이들 갑니다.
어머니와 딸의 여행조합은 익히 보는 조합이죠
어머니와 아들의 조합도 드물게 보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조합은 생소한조합이죠
게다가 아버지는 70대 아들은 40대입니다.
말로만 듣는걸로는 언듯 상상하기도 힘들겁니다.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꿈을 꾸었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치뤄야 하는데 영정사진으로 쓸만한 사진을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영정사진은 둘째치고 꼬꼬마 시절에 같이 찍었던 사진을 제외하면
아버지와 둘이 찍은 사진조차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꿈인데도 정말 땅을 치면서 서럽게 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잠에서 깨고 나서도 한동안 울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너무 현실같아서요 호접지몽이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죠...
그때부터였을겁니다.
사실 여타 중년 아재들이 그렇듯이 저역시 아버지와 좀 데면데면한 사이였습니다.
사이가 나쁜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살갑게 친하게 다가가기도 힘든 뭐 그런사이였죠
사실 중년에 접어들면 대다수의 남자들이 이렇지 않을까요?
암튼, 위의 꿈 사건이 있은뒤로 직장동료나 지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 가족사진은 핸드폰이나 지갑에 잔뜩 있는데 아버지사진은 잘 없지..."
공감이 되면서도 공감이 되지 않는.... 뭔가 모순같은 이야기...
가족사진이 있는데 아버지 사진이 없다니? 아버지는 가족이 아니라는 이야기인가?
뭐 이런겁니다. 흔히들 말하는 "있을때 잘하자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말고"
그후로 아버지 자주 찾아보고 전화도 자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아버지랑 어디 같이 가본적이 없었구나 라는 생각에
아버지와 단둘의 여행을 떠나게 된거였구요...
이렇게 썰을 풀어 보는것도 나와 아버지가 여행갔다왔으니 여행기를 봐달라는 소리가 아니고
아버지와 어딘가를 함께 했다는 기록을 남겨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보시고 공감이나 조언, 비판 해주시면 더욱 감사할테고요...
홋카이도 여행갔다온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데 사실 홋카이도갔다온게 처음은 아닙니다.
2017년 12월 31일, 한해의 마지막 날에 아버지와 둘이 동해에 갔다온적이 있었어요
-무슨풍력발전소였는데-
-얼음골인데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하게 높습니다-
2017년 마지막날을함께 했고 2018년 새해 일출도 같이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소주를 못드시고 양주만드신다는 사실도 알았고
집안에서는 아무말안하셨지만 사실 우리형제를 정말 많이 생각하신다는것도 알았습니다.
작은캠핑카안에서 둘이서 부디끼면서 어깨를 맞대고 자는것도 생각외로 괜찮았고요
그리고 2018년 6월15일부터 20일까지 바쁜와중에 겨우겨우 시간을 내서 아버지와 홋카이도에 다녀왔습니다.
가보고 싶었던곳이기도 하고 동남아에 비해 운전하기가 수월해서 직접 운전하면서 마음 내키는곳으로 가려고 말이죠
-5박6일의 치열했던(?) 흔적들 근데 왠 다크소울?-
5박6일동안 이리저리 헤메이면서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인천공항에서 한컷-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
껄끄러울것 같죠?
머쓱할거 같죠?
그래서 어땠냐고요??
-아쉬웠던 팜 도미타-
-후라노 치즈공방-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과묵하고 근엄하셨던 아버지께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으셨던 표정을 볼수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 생각외로 좋습니다.
한번 모시고 같이 가보세요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0년이 넘었고....
그래서 어머니와는 자주 시간을 갖고 여행도 가끔이지만 갑니다...
부모님이란 평생 나와 같이 있을수없는 존재이기에...
잘하고있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