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름나무입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며 도색은 앞으로 십수년간 못하겠구나 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유기용제를 쓰지 않는 아크릴 도료라는 방법을 알게되고, 충전식 휴대용 콤프레셔의 성능이 빠르게 발전해 점도가 다소 높은 아크릴 도료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다보니 아내를 잘 설득해 도색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모두 잠든 밤시간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하며, 아크릴 도료 특성상 건조에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다보니 많이 더딘 작업속도였으나, 이렇게나마 도색이 다시 가능해진게 어디인가 싶습니다.
그리하여, 2022년 한해동안의 취미생활 목표로 WAVE 사에서 옛날옛적 발매한 1/144 K.O.G 시리즈 3종을 완성하고자 계획을 잡았고, 첫타자로 파트락쉐 미라지를 완성했습니다.
우선은 가조립 사진입니다.
15년정도 묵은 옛날옛적 킷이다보니, 모든 부품은 정직한 좌우분할 결합구조이며, 부품간 공차도 상당합니다.
레진킷을 인젝션으로 옮긴 것인지 아님 설계환경이 시대상 수작업이었기에 그런지 모르겠으나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무수지 접착제로 해결이 안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퍼티로 매꾸고 사포질로 접합선을 수정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최근 F.S.S 모터헤드 킷은 대체로 힐 타입의 발이 적용되어있습니다.
하지만 WAVE의 1/144 킷들은 K.O.G Ver3을 제외하고 모두 뒷꿈치에 발톱이 두개 달린, 소위 닭발 디자인입니다.
닭발의 외측 부품을 무수지접착제로 붙인 후 적당히 가공하여 힐을 만들어 주고, 발의 앞꿈치 부분 각도를 수정하여 힐타입 발로 개조를 해주었습니다.
조소냐 페일골드와 조소냐 리치골드를 적절히 배분하여 기본 도색을 깔아준 상태입니다.
처음엔 스폰지 도색을 했으나 아크릴 메탈릭 도료를 스폰지로 두드려 도색하니 표면상태가 그다지 맘에들지 않던차에, 충전식 휴대용 컴프레셔로 아크릴 도료를 쓸 수 있다는 글을 접하게 되어 후다닥 구입해 적용해보았습니다.
결과는 대 만족이네요 ㅎㅎ
약 4일정도 건조 후 먹선과 데칼 작업을 위해 분해하여 1차 글로스 바니쉬 작업을 진행합니다.
기본 도색 → 1차 바니쉬 → 먹선 → 2차 바니쉬 → 데칼 및 극소부위 부분도색 → 3차 바니쉬 → 마무리 바니쉬 순서로 진행하며, 1~3차 바니쉬는 각각 3일 정도의 건조기간을, 마지막 4차 바니쉬는 2주의 완전 건조기간을 갖습니다.
1차 바니쉬 작업 및 3일간 건조후 페널라인 엑센트 블랙을 이용해 먹선을 넣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도색을 포기한 상태였기에 남아있는 도색집게가 거의 없던 터라 급하게 공수했더니 도색집게들의 길이가 들쑥날쑥하네요.
먹선작업까지 마친 후 2차 바니쉬를 뿌리고 3일 건조한 상태입니다.
어깨 바인더가 특히 좋은 반사표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머리와 고간 부품에 매우 작은 몇몇부분의 붉은색을 에나멜 도료와 이쑤시개를 이용해 콕콕찍어가며 부분도색을 진행했으며, 머리의 일부 데칼링을 진행했습니다.
이때까진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때까지는요....
네. 15년이나 묶은 킷이라면 응당 이러하겠죠.
데칼이 정상일리가 없죠.
물에서 건져내 잠시 불리기만 했는데도 조각조각이 나버리는 이놈의 묶은 데칼들...
하지만 저는 이 사태를 미리 예상하고 프라모델 상자를 열자마자 데칼부터 스캔을 해놨습니다.
1200dpi로 스캔한 데칼에 약간의 작업을 더하여 외곽선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밑지를 지워 프린터로 출력 가능하게 준비해뒀습죠.
매우 칭찬한다 과거의 나!!
배경이 투명한 레이저 물전사지에 인쇄 후 요래조래 외곽 여백을 최소화하며 잘 오려 작업하면 다음과 같이 아주 깔끔하고 좋은 품질의 자작 데칼이 됩니다.
다만, 이 경우 흰색의 데칼을 출력하려면 방법과 비용이 매우 크게 발생하게 됩니다.
K.O.G의 경우 흰색 데칼이 거의 없어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자작 데칼을 만들 경우가 종종 발생하리라 생각되기에, 모종의 방법을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흰색 베이스의 자작데칼 관련 정보는 추후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마무리 4차 바니쉬를 올리고 2주간 완전 건조로 단단한 표면이 정착되었습니다.
4차 바니쉬 올리고 기다리는 2주가 꽤 길게 느껴질법도 한데, 이게 하루하루 건조될때마다 광이 점점 살아나는걸 보는 재미가 또 있었습니다.
이하는 간략한 완성사진입니다.
F.S.S 모터헤드 킷은 관절이 있어도 그냥 스테츄다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고들 하지요.
디자인 구조 상 관절이 있으되, 외장 장갑끼리 간섭이 매우 심하여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는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단 지금은 파트락쉐 미라지 하나만 완성이고, K.O.G 3기가 모두 완성되면 그때 각각의 포즈를 결정하여 모듬 전시할 생각이므로, 이번에는 저도 그냥 스탠딩 포즈로 앞뒤 정도만 촬영하였습니다.
레진킷들은 나름의 프로포션 재해석이 가미되어 정면에서도 멋진것 같던데..
WAVE사의 1/144 K.O.G는 정면에서 보면 덩어리감이 부족하고 왜소해보이는 인상이 강하네요.
이건 나중에 3기 떼샷으로 어떻게든 매꿔보려 합니다.
자, 이로써 2022년 목표치의 1/3 달성입니다.
이제 돌아오는 주말부터 다시 K.O.G Ver3 가조립을 시작해야겠습니다.
ps. K.O.G Ver3에 들어있는 힐타입 발을 부품복제 하여 나머지 두 킷에도 적용해볼까 하여 부품복제에 필요한 재료들은 모두 공수한 상태입니다. Ver3 포스팅 이전에 부품복제와 흰색 자작데칼의 포스팅이 먼저 올라올 수도 있겠네요.
(내용 추가) 취미갤러리 베스트 선정 감사합니다!!
멋진 작품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