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딩시절 인생에 처음으로 갖게된 게임기는 삼성 겜보이(세가 마스터 시스템)이었습니다.
번들팩으로 함께 들어있던건 우주 대명작 '시노비'였구요.
한동안 시노비를 재미있게 했으나, 국딩 저학년이 끝판까지 가기엔 난이도가 꽤 높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어리석게도 그 훌륭한 팩을 동네 문방구에서 2천원 주고 30합팩과 교환했고, 그 후로 다시 시노비로 바꾸려 했을때는
이미 문방구에 시노비 팩은 없었습니다 ㅜㅜ
아무튼 그렇게 수많은 게임들을 겜보이로 즐기며 지금 다시봐도 대단한 명작이었던 타이틀이 몇가지 있습니다.
1. 위에 언급한 시노비
2. 더블드래곤
3. 소닉 더 헤지혹 2
4. R-TYPE
네. 지금 다시해도 너무나 재미있는 게임들인데, 이 중 R-TYPE은 아직까지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으면서도 유일하게
메카닉을 운용하는 SF 슈팅게임입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현재가 되었고, PLUM사에서 발매했던 R-TYPE R-9A 애로우헤드 프라모델도 발매당시 구입해 프라탑 어딘가에 짱밖혀 있었습니다.
얼마전 R-TYPE 파이널3가 제작중이고 2023년 3월 발매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하였고, '아 지금이 R-9A 봉인을 풀 때이구나!!' 라는 맘에 부랴부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알타입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포스 먼저 작업해야 인지상정!!
게임 설정 상 포스는 외계에서 발견한 에너지생명에 제어용 로드를 부착해 인위적으로 인간이 조종할 수 있도록 한 파괴불가능의 병기입니다.
게임에서나 몇 없는 프라모델 작례를 보아도 대부분 그냥 밝게 빛나기만 하는 모습이지만, 저는 설정을 살려서 '에너지 생명체'로써의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다음과 같습니다.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포스 스탠드에 버튼이 세개 있는걸 찾으실 수 있을텐데요..
첫번째 버튼은 포스의 빛무리 흐름을 1개/2개/3개로 순차 변경할 수 있는 버튼입니다.
두번째 버튼은 포스의 빛무리 흐름 속도를 느림/보통/빠름으로 순차 변경할 수 있는 버튼입니다.
세번째 버튼은 포스의 빛무리 색상을 빨강/초록/파랑/흰색/RGB 그라데이션으로 순차 변경할 수 있는 버튼입니다.
포스는 킷을 처음 구입했을때부터 네오픽셀 LED 스트립을 심을 계획이 있었으므로 빠르게 작업했으나, 본체인 R-9A의 작업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최소한 콕핏과 버니어 노즐은 LED 작업을 해주고 싶었는데, 조립 구조상 너~~무나 힘들겠더라구요.
일단 가조립 해보니 부품간 맞물림이 좋지 않은 부분이 꽤 있었고, 대부분의 부품이 좌우분할이라 접합선 수정을 해버리면 도색을 위한 분해가 불가능해 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버니어 노즐의 경우 LED를 심기 위해서는 조립 핀 자체를 아예 다 밀어버려야 할 수준의 구조입니다.
...
뭐.. 난이도가 높으면 높은데로 즐기면 되죠.
하면 또 다 어떻게든 되는 법이고, 이래뵈도 20년 이상 경력의 모델러인데.. 되게 만들어 봐야죠;;
콕핏의 경우엔 그나마 좌우분할 조립이 아니기에 제일먼저 작업을 시작했고, 전면 스크린 영역을 타공 후 네오픽셀 LED를 심었습니다.
포스처럼 버튼으로 색상을 바꾸도록 할까 했으나, 테스트를 위해 RGB 그라데이션을 넣어보니 너무나 맘에들어 이대로 고정하기로 합니다.
이제 문제의 동체와 버니어 노즐인데요..
버니어 노즐은 그냥 20년 짬바로 대처하기로 합니다.
계획 없이 다 파내버리고 LED 심은 후 눈치통밥으로 접착하기 입니다.
동체의 경우 앞서 언급한대로, 좌우분할 조립구조로 인해 접합선 수정 시 도색에 애로사항이 꽃피게 됩니다.
약간의 구조 변경이 필요한데, 딱히 설계나 계획, 정확한 치수에 의존해서 작업하지 않고 즉흥적 애드립으로 해버리는 작업방식 덕분에 구조 변경에 대한 사진이 없습니다.
하여, 그림으로 구조 변경 방법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위쪽의 검은 영역이 아래의 T-빔 형태의 핀이 들어가는 구멍인데, 이 구멍이 대부분 좌우분할 부품에 반씩 걸쳐져 있습니다.
편하게 각자 파츠 도색하고 나중에 조립하려면 접합선 수정을 포기하거나..
혹은 아래 파츠를 도색하고 전체 마스킹 → 윗쪽 파츠 조립하며 접합선 수정 → 위쪽 파츠 도색 → 마스킹 조심조심 벗기기 의 수순이겠죠.
저는 이런 귀찮은 짓은 못합니다.
따라서 그림과 같이 슬라이드 식으로 끼울 수 있도록 부품의 조립부를 구조 변경 해주시면 각자 접합선 수정 및 도색 후 결합이 가능해집니다.
동체에서 주 색상으로 구분되는 큰 파츠는 전부 위와 같은 방식으로 분해 조립이 가능하게끔 수정했구요, 버니어 LED 작업이 끝나고 완전체 조립 시 무수지 접착제로 완전 접착해줄 생각입니다.
의외로 만들기가 그닥 어렵지 않을텐데, 또 의외로 전 세계의 작례를 찾아보아도 비트를 구현한 모델러는 또 없더라구요??
아, PLUM에서 프라모델을 발매하기 전에 출처불명의 레진킷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 레진킷 작례에는 비트가 있긴 합니다. 그냥 도색으로 끝이긴 하지만.
하여, 오늘도 사서 고생하는 모델러는 가능한 R-TYPE Final 3 출시에 맞춰보려 바둥대고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 둘을 자녀로 갖고있는 유부남 모델러가 이정도 대작업을 하려면 수면시간을 쪼갤 수 밖에 없고, 그런 연유로 최근 몇주간 하루 4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네요..;;
완성하고 촬영해서 포스팅한 후에는 아주 그냥 디립다 퍼질러 자버릴겁니다.
네. 꼭 그럴겁니다.(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