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쯤인가요. 저도 남자인지라 군대에 끌려 갔습니다. 그때는 2급 현역 받았고 의정부 갔지요.
그 잠깐의 시간이 아직도 악몽이 될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유난히 불안하고 숨도 못쉬정도로 답답해서 이상하다 싶었서 군의관에서 말하니깐
진단을 한번 받아 보라고 하더군요.
(뭐, 약 받고 했지만 그다지 효과가)
정밀 진단 받고 다시 오라는 판정 받고 나오기는 했는데 정확히 어딜 가야 하나 막막 헀습니다.
신경 불안증 이라는 생소한 단어 떄문에 네이버 검색 까지 헀죠--
요즘은 신경 정신과 라는 이름으로 순화 되었지만 소위 말하는 예 그거였습니다. 정신과 가보라는 거죠.
막상 이런 진단 받으니깐 이걸 어떻게 가야 하나 난감하더라고요.
2000년 초반에는 정신과 병 이나 이런게 인터넷이나 전문 지식 아니면 언론쪽도 잘 안 다루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뭐, 결론 을 말하면 가서 진료 받아보니깐 꽤 심한 케이스 더군요. 틱 이라는 것도 엄청 심해서
틱도 그떄 처음 알았습니다. 약물 치료가 가능하더군요. 아, 이게 병이었구나 라고
가족 전부 감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안좋은 버릇 같은걸로 인식 헀으니깐요.
우울증이랑 조울증 도 심했고 불면증이 수면 불안 아무튼 안좋은건 다 있었습니다.
저도 그떄는 케어 할려고 별에 별 짓은 다 한거 같네요.
그나마 다행인건 이 증상에 대해 금방 수긍 했다는 것일까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으니깐
아무튼, 전체적으로 이 걸로 4~5년 가까이 병무청 왔다갔다 하고 그 사이 세월은 지나는데 이도 저도 아니니깐
제발 군대 가게 해달라고 애원할 정도 였습니다.ㅡㅡ 아, 진짜 그 시기 생각하면 짜증나요.
마냥 기다리는거 말고는 할수 있는게 있어야 말이죠.
어찌어찌 4급 받아서 공익 생활 했습니다. 선임 공익도 없었고 후임 공익도 2년 넘어서야 들어왔죠.
제 생각에는 공익생활 잘 했다고 볼수는 없는데 주사님들이 절 너무 좋게 봐주셨다는게 감사하더군요.
전 잘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사님들은 반대로 너무 잘해줬다고 하시니 그저 고맙더군요.
아무튼 지금도 약물 치료하고 있고 진료도 받고 있습니다. 주홍글씨라면 주홍 글씨죠.
약물 복용 안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열이 많아져서 힘들더군요. 끄응, 십년 넘게 약 먹어서
간이나 위가 엉망일줄 알았는데 아직도 20대 신장 이라는게 신기 합니다.
약이 잘 받는 체질이라더군요.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ㅡㅜ
반대로 약이 중단되면 그만큼 고생하지만요 ㅠㅠ
아무튼 얻었다고 하면 얻었고 잃었다고 하면 시간을 잃은 셈이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군대 때문에 저 자신에 대해 좀더 알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니 전화위복인지 참 미묘하네요.
이걸 누구한테 말하기도 뭐해서 정말 친해지지 않으면 말 안하고 하다보니깐
은근히 비밀 많고 자기 이야기 안하는 사람이 되어서 연애할때도 "넌 비밀이 너무 많아" 라고 타박 까지 당했죠 ㅜㅜ
내가 만난 여자들은 왜 죄다 같은 말을 할까 싶을 정도 였습니다.
근데 이걸 뭐가 자랑이라고 애인한테 말하겠어요--
이제는 그런 부분은 포기했습니다. 초식 남이 되었다고 하면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냥 귀찮더라고요. 저같은 성격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딱 말하는게 저한테 이익이니깐.
안 힘든건 아니지만 나만 힘든것도 아니고
다들 어느정도는 정신 감기 증상들 가지고 사는 거니깐
내가 그런쪽에 약한 케이스 인거지 란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근데 면저 볼때 이부분 떄문에 긴장 하기는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