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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중국인] 시진핑과 중국공산당, 반부패 투쟁의 종착역은? (0) 2015/06/15 PM 01:21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저우융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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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4년 12월 23일에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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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년 동안 중국 정국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조우용캉(周永康)에 대한 사법처리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12월 5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회의를 통해 그의 당적을 박탈하고 사법처리 절차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중국공산당 정치국이 조우용캉에 대한 사법처리를 결정한 날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첫 국가헌법일(?家?法日, 12월 4일)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 이는 지난 10월의 중국공산당 18기 4중전회의 핵심 내용인 ‘법에 의한 통치’(依法治?)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조치라 할 수 있다.

조우용캉은 “정치, 조직, 비밀엄수 규정 위반”, “직간접적인 뇌물 수수”, “다수 여성과의 금권을 통한 성관계”, “당과 국가의 기밀 누설” 등등 6개 항의 죄명으로 검찰에 기소되었다.

특히 “당과 국가의 기밀 누설” 조항은 부정부패와 직권남용 등으로 이미 처벌받은 전 정치국원 보시라이(薄熙?)나 현재 사법처리 과정에 있는 전 정치국원 겸 중앙군사위 부주석 쉬차이호우(徐才厚)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죄명이다.

이는 조우용캉에 대한 처벌이 이들 두 사람보다 훨씬 엄중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조우용캉이 2012년 3월, 보시라이 처벌을 위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결정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고 그 결과를 보시라이에게 비밀리에 알려준 것 때문이다.


최대 관심사였던 조우용캉에 대한 사법처리 이후 반부패 투쟁의 칼끝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홍콩이나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여러 중화권 매체에서는 계속해서 쟝쩌민(江?民)과 그의 심복인 전 국가부주석 쩡칭홍(曾??), 그리고 후진타오(胡??) 시절 총리를 역임한 원자바오(?家?)와 역시 후진타오의 심복으로 중앙판공청 주임을 역임한 현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 부장 링지화(令??)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중국정치에서 반부패 투쟁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하고자 한다.

2014년 9월,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시진핑(?近平), 후진타오 원자바오, 리펑(李?), 덩샤오핑(?小平) 등 전-현직 중국의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들이 직-간접적으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등의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쟝쩌민 계열의 당정 고위 관료들에 대한 시진핑의 반부패 혐의 공세가 일 년여 동안 지속되던 시점에 불거진 시진핑을 비롯한 반(反)쟝쩌민 세력들과 관련된 조세피난처를 통한 재산은닉 보도는 ICIJ의 추적 보도와는 별개로 자파 세력에 대한 공세를 중단하라는 쟝쩌민 계열의 경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고위 권력자들 중 재산축적이나 친인척 특히 자녀들의 재산형성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당과 정부의 고위 권력자들의 2, 3세들은 개혁개방 과정에서 부모들의 지위를 이용해 거대 국영기업이나 민영화된 기업들의 대주주가 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동시에 중국에 진출하려는 초국적 기업들과의 협력 과정에서 해외에서도 적지 않은 재산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들의 재산형성 과정에는 당연히 불법과 탈법과 권력남용이 뒤따랐고, 따라서 어느 누구도 부정부패나 뇌물수수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부패 투쟁을 글자 그대로 반부패 투쟁으로만 이해한다면 중국정치의 중요한 다른 측면, 즉 반부패 투쟁을 통한 권력투쟁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중하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반부패 투쟁은 말 그대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투쟁이지만, 당정 고위 권력자, 특히 정치국원 이상의 권력자들에 대한 반부패 투쟁은 권력투쟁의 의미가 더 강하게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시진핑의 반부패 투쟁의 종착지는 쟝쩌민 일가와 그 자녀들 또는 그의 복심이라 할 수 있는 전 국가부주석 쩡칭홍과 그 일가에 대한 처벌 여부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둘의 관계는 조우용캉이나 그 외의 다른 샹하이방 구성원들과는 또 다른 불가분의 관계이며 샹하이방의 실질적인 공동 소유주인 동시에 시진핑과 같은 혁명 1세대의 후예들이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시진핑이나 그 측근들의 비리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ICIJ의 보도 역시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시진핑이 현직이고 또 다른 주요 세력인 공청단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두 세력 간의 전면적인 대결은 중국공산당이 근간을 뒤흔들 수 있으며 과거 행태에 익숙해 있는 기층 간부들의 저항을 촉발할 수도 있어서 쟝쩌민 세력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세력 간의 전면적인 대결이 가져올 위험성 때문에 두 세력 간에 적절한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 우선 쟝쩌민이나 쩡칭홍 두 사람이 당의 원로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기득권과 정치 문제에 대한 개입 중단을 선언하고 그의 자녀 또는 친인척들에 대한 형식적인 사법처리를 통해 이들과 관련된 부정부패 문제를 마무리 하는 것이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쟝쩌민 세력의 근거지인 샹하이 시당위원회의 서기 임명권을 시진핑에게 이양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쟝쩌민 집권 이후 샹하이 시당위원회의 서기는 반드시 쟝쩌민의 동의를 얻어 임명했으며, 오직 쟝쩌민의 측근들만이 임명될 수 있었다.

지역 토착 세력의 입김이 비교적 강했던 광동성은 이미 중앙이 성위원회 서기 임명권을 자유롭게 행사하고 있지만 샹하이는 여전히 쟝쩌민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다.

시진핑이 2007년 잠깐 동안 샹하이 시당위원회 서기를 맡기는 했지만, 이는 쟝쩌민 세력이 후진타오가 차기 총서기로 내정한 현 총리 리커챵(李克强)을 밀어내고 대신 시진핑을 총서기 후보로 추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뿐이며, 현 샹하이 시당위원회 서기 한정(?正) 역시 샹하이를 벗어난 적이 없는 쟝쩌민 계열의 적자 중 한 명이다. 따라서 차기 샹하이 시당위원회 서기에 누가 임명되는가가 중국정치의 역학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물론 시진핑의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는 두 가지 중요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

하나는 개혁개방의 성과를 오로지 당과 정부의 고위 권력자들만이 누리고 있다는 인민들의 불만을 해소해 당을 존폐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후진타오를 견제하기 위해 자신을 발탁했지만 다시 보시라이와 조우용캉의 모사를 통해 자신을 제거하려 한 쟝쩌민 세력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점이 시진핑이 반부패 투쟁을 통해 쟝쩌민 세력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시진핑이 쟝쩌민 세력에 대해 자비를 베풀 여지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이들을 완전히 굴복시키기 위해 전면적인 공세를 진행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당의 동요도 적지 않다. 선택은 결국 시진핑의 몫이고, 결국 조우용캉 처리 이후의 사태 진행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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