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즈음에 의식적으로 일주일 중 하루라도 화, 혐오,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고 나에게던 남에게던 여유를 갖고 대하고 관대한 태도를
가져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론 금요일에만큼은 루리웹이던 오프에서던
부정적이고 나쁜 말보단 긍정적이고 좋은 말을 하기로 했었고
그렇게 7일중 하루만이라도 의식적으로 태도를 고쳐보려는걸
거듭하다보니 내가 평소 얼마나 부정적이었고 과민했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들어서는 '이제 일주일중 하루만이 아니라
다른 날에도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도록 해보자..'
라는 생각을 했었죠.
이번 해가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그게 어떠했는가를 돌이켜보면
그렇게 주 1일의 의식적인 태도전환을 주 7일로 확대해보려는
제 시도는 제법 성공을 거둔듯하나 동시에 회의감도 좀 들더군요.
가만 보면 주 1일 당시부터 부정적인 태도를 지양하고자
하는 나의 시도에는 온갖 부정적인 것들에 대한 거친 반응을
다스리고 억누르려는 노력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화가 날만한 것, 혐오스러운 감정이 생길만한 것, 부정적인 것..
이러한 것들로부터 나를 격리시키려는 노력이 더 컸습니다.
사실 부정적인 이슈에서 눈을 돌리는건 그리 어렵진 않더군요.
당장 인터넷을 줄이고 책을 더 읽거나 게임을 하고 음악을 듣다보면
자연히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과 상당한 거리를 둘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지내는 삶이 적잖은 마음의 평화를 주긴 했지만
반대로 치열하고 비정한 현실과 세상에서 거리를 두는 도피같단
느낌도 들었고 실제로 사회문제나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잠깐새
꽤나 무지해졌단 자각이 어느정도 들더군요.
내가 다소 둥글어져서 여유를 갖게 된건지 아니면 그저
모난 것들로부터 거리를 둠으로 얻은 일시적 여유인건지
확실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새해엔 이러한 의문을
어느정도 해소하고 단순히 부정적인 태도를 지양하려는 것을 넘어
새로운 균형을 잡는, 혹은 그런 감이라도 얻어보려고 노력하는
한해를 보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