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네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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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타] 어무이께 고백ㅋ (1) 2015/07/15 AM 03:09
살면서 그리 크게 사고쳐본적이라고는 유아때 홍역걸려서 입원한거랑 20살때 결핵걸린거나...그정도 밖에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디 뭐 누구를 다치게 해본적도, 어디가 부러져본 적도 없어요. 아 뭐 공부하는거 싫어서 고등학교 인문계 안 가겠다고 바득바득 싸운거랑...사소하게 속썩여드린건 물론 많고요.

저는 누구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때문에 오래 기억하고 스스로 고통받는 타입인데요.
가벼워보이는 겉보기와 달리 가족이든 누구든 본심을 거의 말하지 않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좀 무뚝뚝하고 잘 튕기고 그런 복합적인 병신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옛날일을 떠올리며 혼자 가슴아파하던 도중에 그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말씀드려야 서로 짐 벗어던지고 가벼워질 것 아닌가 해서 몇가지 사죄를 드렸어요.

군대가기 직전, 그러니까 딱 이맘때였어요. 며칠 안 남은 민간인 생활도중 어무이께서 더운데 군대가면 힘들테니 더위 덜 타라고 삼 달인 물을 끓여놓고 약처럼 먹을걸 요구하셨는데 진짜 먹기 싫었거든요. 그래서 막 강하게 거부를 했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형이 저를 거들더라구요. 왜 그런 먹기도 싫은걸 해서 억지로 먹이려고 그러느냐고 그러는데..아 내 편들어주는건데 왜이리 싫지; 이건 좀 아닌데; 싶더라니까요. 어무이는 말을 않으시고 이후에 삼물을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암튼 그리되어 저는 삼물을 마시지 않고 며칠 있다가 입대를 했습니다.
근데 그때 참 그게 뭐라고 안 먹고 버텼나...하면서 끙끙 앓았죠.
그러다가 최근에 그때는 그냥 진짜 싫긴 했는데 어쨌든 말 안들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본인은 전혀 기억 안 나신다고.
다른건 또 서울에 결혼식이 있으셔서 올라오셔서 가실때까지 안내를 해드렸는데 표를 안 끊어드렸던거. 진짜 생각이 거기까지 안 미쳐서 스스로 표를 사게 하신것에 크게 반성을 했습니다. 나란 놈은 생각이 왜 그리 짧은가 하고 꾸준히 고통받는중...

이외에 20년 전에 겨울용 외투 사주신다고하는거 싫다고 무시했다가 엄마가 남보기 부끄러워서 그러느냐며 크게 화내신 적이 있는데 부끄럽고 그래서 아직 이유를 말씀드리지를 않았어요. 사실은 옷 사러 가는것도 귀찮고 친구랑 오락실가서 놀려고 그랬는데ㅠㅠ
이것도 빠른 시일 내에 말씀드려야...겠지요. 아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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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드님이시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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