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음...저 머그컵이 갖고 싶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려고 봤는데 전혀, 상품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그런 상황이더라구요.
결국 구입은 저길 가야만 하는것이냐...고민고민했습니다. 오타쿠인거 남에게 드러내는 것도 싫고 저런 매장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거든요.
내가 뭐 10대 20대도 아니고 몇 년 있으면 마흔을 보는 마당에 이 무슨...
그러던 와중, 그냥 저 머그컵이 갖고싶은데 살 수가 없네~ 하고 푸념을 잠시 했는데 여친이 메이드까페나 그런걸로 착각을 하고는 한 번 쯤 경험해보게 같이 가보자는겁니다. 그런데 아닐거라고 얘긴 했지만 암튼 그래서 덩케르크를 취소하고 합정동으로 갔죠. 더워서 뒤질것 같았습니다. 신발은 불편해서 발이 아파 뒤지겠고.
암튼 신속하게 도착했습니다. 테이블이 많지 않았음에도 뭐 딱히 손님들이 많지도 않았고 당연하게도 젊은 남성들만 몇몇 있었습니다.
제 목표는 컵이지만 뭐 1인 1메뉴는 시켜야 된다고 돼있길래 재빨리 주문을 시도했습니다.
"1번...2번 세트 주셔요."
했더니 이름으로 불러달랍니다.
"메, 메구미의 히로인 쉐이크& 벚꽃언덕 케이크랑...에리리의 츤데레 톡 쏘다...."
차마 부끄러워 말을 맺을 수 없었습니다. 굴욕.....
하지만 주문이 됐고, 이어서 여기 온 목적인 머그컵 구입방법을 물었더니-
까페가 아니라 애니플러스 매장에서 구입을 하는 거(!)에다 품절(!!), 품절 이유는 기상악화로 인한 입고 지연(!!!)으로 화요일부터나 구입가능하더군요.
허탈.
소다는 걍 시기만하고...딸기케이크는 케이크가 아니라 무슨 어렸을적 슈퍼에 팔던 딸기맛 빵을 층지게 쌓아서 겉에 크림만 바른 듯한 싸구려의 느낌이어서 다 먹지도 못했습니다. 딸기 쉐이크는 마노핀에서 팔던 비슷한 제품이랑 맛도 비슷해서 그나마 좀 나은 수준이었던 것 같네요. 1초라도 빨리 장소를 벗어나고 싶어서 그거 참느라 괴로웠습니다.
매장도 잠깐 둘러봤는데 제품 라인업이 좀 적은거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러브라이부...fate...흑집사...소아온...뭐 다른건 잘 모르겠지만 상품도 작품도 많다는 느낌을 못 받았네요.
암튼 도망치듯이 벗어나서 저녁으로 모 돈까스 집에 갔으나 맛이 없어서 꾸역꾸역 먹고 탈까지 난 채로 집에 왔지 뭡니까 껄껄.
큰 용기가 필요해서 큰 용기를 냈지만 결과물은 참혹한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