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 리메이크 작을 통해 태어나서 독일영화를 처음 본 건데...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그냥 그런 영화가 있다고만 들어왔었는데 뭐 언제 나왔는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제목만 어디서 들었던 정도여서 이게 원작이 있는 줄도, 리메이크의 리메이크인 줄도 몰랐어요. 그냥 올해 만들어졌으니 리메이크겠거니 정도.
아무튼 전쟁 영화를 그리 많이 본 것도, 딱히 선호하는 것도 아니어서 1차 대전 영화 보는 것도 1917에 이어 겨우 두 번째.
아니 근데 음...
영화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냥 그때 전쟁에서 이런 사건과 사람들이 있었어~ 라는 느낌보다는
전쟁은 이렇게 참혹하고 개같은 놈들이 있으니까 전쟁 반대!의 느낌이 거세지만 딱히 과한 조미료는 없는 느낌.
시작부터 군인, 젊은이의 생명과 그 가치가 한없이 낮음을 보여주고 프로파간다에 선동 돼 웃으며 전쟁터로 떠나는 젊은이들과 이게 엮이는 장면은 여태 영화에서 본 적이 없는 거였어서 신선하기도 그지 없었습니다.
그냥 총알이 쏟아지는데 가라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앞으로 달려갈 뿐인 씬이 제법 여러 번 나오는데 이게 참 마지막 까지 병력을 그냥 갈아 넣을 뿐인 것이란 표현도 참 좋았고...전반적으로 영화가 참 담백했네요. 그게 너무 좋아요.
전투씬이 엄청나게 과격하고 고어한 것도 자제 했지만 그렇다고 긴박감이 없거나 초라하지 않고 충분히 주인공의 감정 전달을 잘 하고 있고
동료들의 심경 표현도 잔잔하다가...하나 둘 죽어 없어지는 표현도 잔잔 담백해서 드라마가 아니라 전쟁이지 싶은 느낌이 더 잘 살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전쟁이 끝나는 순간의 모습도 정말 상상도 못한 담백함이라 띵-한 느낌.
영화를 본 이후에야 나무위키 등으로 원작에 대한 걸 알아봤는데 마무리 부분이나 주인공에 대한 서술이나 제법 원작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냥 저는 이 영화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되게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미국에서 만든 전쟁 영화에 비벼도 대부분은 이 영화가 이길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말 좋은 영화를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