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제가 소개팅 성공하면 여러분들이 상심하실까봐 당당히 폭망하고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비오넵니다.
제가... 돌아왔습니다.(아이비 컴백무대 풍으로)
암튼 썰을 풀겠습니다.
일단 아직도 얼굴이 성치 않지만 어차피 연락도 잘 안 되는거 이러다 흐지부지 되겠다 싶어서 만날 날을 잡자, 했더니 자기는 늘 집에 있기때문에 언제고 괜찮다길래 오늘 보기로 했지요. 근데?? 자기는 사정이 있어서 오래 나와있을 수 없으니 밥같은거 말고 차나 한 잔 마시자고 하데요? 그래서 사정이 있다면 날을 미루자 해도 실례된다며 주말에 꼭 봐야된다고 하여...저희 집은 멀어서 자기네 집 근처인 강남에서 보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해서 오후 3시에 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출발 전에 어디서 보는게 좋겠느냐 했더니 일단 사정이 있으니 한시간을 늦추자길래 그러자 하였어요. 그리고 약속장소에 10분 전 도착을 하여 기다리는데...안 오더라구요. 정각에서 5분 지났을때 10분 내로 도착할거라며 문자하더니 계속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30분 되면 집에 가야겠다 했는데 딱 30분이 되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문자가 타이밍 좋게 와서ㅋㅋ 결국 4시 40분이 조금 넘어서 만났습니다. 딴데서 볼일있어서 늦었대요.
열심히 꾸미고 온 느낌이었는데 생긴건 제가 좋아하는 사사키 노조미 닮았더라구요?? 물론 한참 마이너지만 어렴풋 느낌이 나는 외모였어요. 위아래로는 모자라고 앞 뒤로 남는 살이 많아보였지만. 그리고 속이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어서 비치는 속옷이 흰색 바탕에 파란색 노란색 체크무늬인게 그건 맘에 들었음...암튼 실망할 외모는 아니었던것 같네요.
얘기를 나누기 전에 이름을 물어봤습니다. 그제서야 알려주더군요. 뭐 하지만 이후 대화에 서로의 이름이 불리워지진 않았답니다.
근데!! 여자 덕후라는 소개였는데 사실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주선자가 지레짐작으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지 만화도 안 보고 코스프레는 생각도 해본 적 없고 등등. 아아 진격의 거인 썰이니 포켓몬스터 신작 이런거 얘기할거 생각했던 저는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진심으로.
그리고 미술전공이라고 하였는데...아직 취업준비생인데다 저는 디지털에 게임 그래픽/일러스트인데 반해 그쪽은 수작업에 순수미술 쪽이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뭐 할 말이...하하.
딱 하나, 고양이를 기르며 혼자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짐승 얘기를 주로 하였어요. 근데...동물얘기만 몇 시간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취업준비생앞에서 직장 얘기를 할 수도 없고...나름 목 아프게 열심히 떠들었는데
"원래 말이 없으세여?" 라는 소리를 한 세번은 들었던거 같네요. 내가 말이 없다 싶으면 니가 대화를 이끌지 그랬니... 아 진짜 할 얘기가 뭔데...하 진짜 열심히 했는데.
그러다가 자취생에 고향은 강원도라는 얘기를 듣고 도심적인 이미지라 지방이 고향일거라고는 전혀 생각못했다니까 급 기분나빠 하시더라구요? 저는 말로 설명하긴 좀 그래도 미묘하게 바닷가 사람이랑 내륙사람들이랑 외모적 차이가 있기도함, 등 지역별로 사람들 생김새에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보여지거든요(살면서 본 것도 있고). 그래서 그랬다니까 그런데 뭐 지금은 21세기라느니 대단히 실례되는 말을 한 것 처럼 타박을 하길래...다음부터 그런 말은 하면 안 되겠다 다짐하면서, 그래도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그릴때 꼭 외모에 지역적 특징을 넣으려는 일종의 직업병? 같은게 도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어어...그럼 왜 사람들은 나더러 10이면 10, 100이면 100서울사람으로 보는거지..?
암튼 세시간 가까이 영양가 없는 얘기만 목아프게 하다가 더 늦으면 고양이 배고플거고 저도 집에 가서 밥먹어야 되니 대충 헤어져서 집에 왔네요.
보통 세번은 만나라고 하는데...모르겠네요. 진짜 다음에 만난다고 뭘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도저히 안 들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집에 잘 들어갔느냐 밥 잘 먹어라 정도의 인사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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