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년도 넘게 같이 산 흰둥이.
다 크기 전에 나한테 맡겨진 녀석이라 어쩌면 7살 가까이 나이를 먹었을 지도 몰라요.
페릿은 수명이 6년에서 8년, 길면 10년 산다고 하니 이제 정말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된거죠.
요즘들어 사료먹고 자주 토하는걸 보아 소화기능도 많이 떨어졌구나 싶어서 안쓰럽고 그래요.
같이 지낼 날이 그리 많지 않음을 실감할수록 그동안 더 잘해줄걸, 하는 맘이 커집니다.
사고치면 교육이라는 핑계로 심하게 혼냈었던것 너무 미안하고...쉬는 날 야외로 잘 데려가지 않아 늘 집안에서 혼자 놀게 한 것도 미안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컴컴한 방에 불을 켜면 안 개고 나간 이부자리 한가운데서 자다말고 깨서 고개를 반짝 들어 사람 온 거 반겨주고-
그냥 옆에 와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눈으로 가만 쳐다보거나 다리에 매달리거나 하는걸 보면 뭔가 부족한 마음의 무언가를 채워주는 힐러입죠.
특히 요즘은 아침마다 밥달라고 얼굴에 코를 대고 킁킁대서 잠을 깨우는데 덕분에 출근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전엔 와서 킁킁대는 이유를 몰라서 무시하고 그냥 잤었는데(얼굴에 코 대기 시작한것도 최근의 일) 요즘은 바로바로 일어나 밥주고 다시 잡니다ㅋ
그래서 결론은 흰둥이랑 하루라도 더 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흰둥이 못 키우겠다고 분양 받아놓고 남에게 떠맡기고 떠맡긴 사람들 속으로 욕했었는데, 지금은 덕분에 흰둥이랑 살 수 있어서 고맙고 유기 시키지 않고 흘러흘러 안전하게 여기로 오게 해주신것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