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특정 부분에서(쓸데없는, 평소생활에서 얻는 것들에 관한)는 비상할 정도로 좋은 편이지만 뭘 배우거나 하는 쪽에서는 좀 좋지 않은 이상한 기억력을 지녔습니다.
근데 최근 특정 물건에 대해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늘 기어이 일이 터졌네요.
그 특정 물건이 뭐냐면 지갑;인데요 최근 2년 새에 지갑을 까먹고 안 챙겨오는 수준을 넘어서 지갑을 어쨌는지 기억을 못 할 때가 종종 있더라구요.
오늘도 그 지갑이 문젠데...
아까 3시에 투표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투표확인서를 반 접어 지갑에 넣었다가 손가락 한 반마디만큼 삐죽 나오길래 그냥 도로 빼서 손에 쥐고 왔지요. 그러고 4시 반쯤에 밖에 나가려고 지갑을 찾는데 안 보이는겁니다.
아니 안 보이는걸 떠나 투표소에서 집에 오는 길 30미터...그중 한 15미터까지 투표확인증을 도로 빼는 것까지는 기억 나는데 이후로는 전혀 지갑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덤으로 투표확인증까지...
정말 별 생각 없이 밖에다 버리고 왔나 싶을 정도인데 진짜 환장하겠네요.
"내가 지갑을 어디다 뒀더라?"가 아니라 "내가 지갑을 어쨌지?"수준의 문제라 정말 충격이 큽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후에라도 했던 행동에 대해 생각이 나면 건망증이고 아예 행동한 것 자체를 잊어서 인지를 못하는 경우에는 치매라고 하는데...아무래도 전 후자인것 같습니다.
이제 32살인데, 당장 지갑에 있는 돈과 카드 이런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이 더 무겁네요.
아 어쩜좋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