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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하얀 편지 (0) 2024/09/10 PM 05:30

하얀 편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묽어진 잉크로

편지를 적어가도

당신이 슬퍼하지 않기를


하얀 거짓말을 주고받아도

이 마음엔 거짓 한 점 없으니


당신은 언제나 태양이었다.

푸른 눈으로도 감히 뒤덮지 못할

영원한 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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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불감 (0) 2024/09/03 PM 05:12

불감



아침부터 들려온 이른 죽음에도

애써 슬퍼할 기운이 나질 않았다.

더듬어보아도 이어진 연이 없다며

덤덤하게 덮어놓을 뿐이었다.


정각마다 울리는 종소리처럼

사람들이 떨어진다던데

일상으로 스며든 괴담처럼

어느덧 멀어버린 한쪽 눈.

잔뜩 찡그려보아도 가늠이 안 된다.

얼마나 멀어진 건지.


헤엄칠 겨를도 없이

끄집어진 나는

어느새 이리 차가워졌던가.

한 줌의 부끄러움은 남았던지

연거푸 뻐끔거렸다.

아니, 헐떡거렸다.

살려달라고, 살려달라고.


나는 비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시 한 편 떠놓고,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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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곡표] [음악] 윤하 - 맹그로브 (0) 2024/09/01 PM 07:54


윤하 교수님의 논문 발표.


이번 앨범도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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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종의 몰락 _v2.0 (1) 2024/08/28 PM 09:24

종의 몰락



가난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었다지만

바닥을 기는 것은 그놈이 그놈 같아.

어제 온 바퀴벌레가 아니라 항변한들

뺨 맞고 내쫓기는 게 일상이지.


불행도 알약처럼 셀 수 있었으면 좋겠어.

떨어지면 채워지고, 떨어지면 채워지더라도.

어렴풋이 눈 뜨면 창밖은 왜 그리 밝은지.

가끔은 모든 게 무너져버렸으면 좋겠어.

실없는 상상이나 하며 낄낄거리다가도.

종의 몰락이 나의 승리가 아님에

욕지거리만 내뱉으며 가라앉지.


바닥을 기는 불결한 것을 혐오해 보세요.

불결한 바닥을 기는 것을 연민해 보세요.

불결한 바닥을 기는 것을 혐오해 보세요.

바닥을 기는 불결한 것을 연민해 보세요.


너무도 흡사해 구분할 수 없는 것들은

드글드글할 정도로 넘쳐 보이고

징글징글할 정도로 질겨 보이지만

어제 본 바퀴벌레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났는걸.

신문배달부의 부고처럼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나의 패배가 종의 몰락이 아님에 안심하다가도

가끔은 변치 않는 그 사실이 너무 분해.

만취된 그들 앞을 보란 듯이 스치곤 해.

잔반이 가득한 식탁 위를 지나치면

화들짝 놀라 손바닥을 내려치곤 하지.

난장판이 된 꼴을 보며 한참을 웃다

저들의 건배를 외쳐본다.

종의 부흥을 위하여!



-

퇴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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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부드러운    친구신청

신문배달부라니 오랜만에 보는 단어네요. 아직도 존재하는 직업일텐데 어쩐지 생경하군요. 잘 봤습니다.
[감상] 걸즈 밴드 크라이 (0) 2024/08/25 PM 06:26

당연히 크라이 일줄 알았는데

토게토게가 뭐니, 토케피도 아니고. 토케토케.


어쩌다 보니 밴드 애니를 쭉쭉 본듯싶지만.

호평받을 만한 애니였다.

3D의 장점을 잘 살린 연출,

다소 뻔하긴 하지만 왕도적인 전개.

할 말이 뭐 그리 많은지,

마디 마디 마다 가득 채운 가사마저

주인공 답다는 느낌이라 좋았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라이벌 포지션 격인 다이아몬드 더스트 라이브 연출?

아이돌 밴드로 노선 변경했다고 욕하던 여론을 잠재웠다고 하기에는

흠, 그 정도였나? 싶은...


뭐, 굳이 적어보는 흠이고, 음악도 좋았고, 3D의 세밀한 묘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표정이라던가, 몸짓, 손동작이라던가, 라이브 연출은 근래 밴드물 중에서 가장 뛰어나지 않았나 싶고.


참으로 로꾸한 애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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