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4시 30분에서 5시에 기상하는 큰애 덕분에 온가족이 일찍 일어나는 편입니다.
아내는 최근 새벽에 출근하는 조라서 6시면 집에 없는데 제가 거실에 누워서 비몽사몽하던 중에
7살 큰애의 소리에 저도 모르게 귀가 뜨였습니다.
"니가 엄마야?"
5살 둘째가 방을 치우라고 잔소리 하는걸 듣기 싫어서 큰애가 소리친 말이었습니다.
둘째가 토라져서 제 옆에 누워서 계속 궁시렁댑니다.
"이제 화장실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가줄거야"
"나한테 우유 가져달라고 시켜도 안 할거야"
"오빠랑 같이 팽이 안할거야"
"이제 만화 안볼거야 방도 안치울거야"
둘째도 나름 화가난 것 같습니다.
저는 오전에 잠깐 만화 보여주는 시간을 주는데 거실에 장난감이 있으면 만화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자기들이 일어나자마자 어질러 놓은 장난감을 치우기 전까지는 만화를 못보거든요.
슬 만화보는 시간이 다가오니까 마음이 급해져서 둘이 다툰것 같습니다.
큰애는 동생에게 이리와서 같이 방을 치우자고 말하지만 고집쎈 둘째는 이제 만화 안볼거라면서
방을 안치운다고 선언합니다.
뭔가 억울해지는 큰애는 울기 시작하고 작은애는 제 겨드랑이에 머리를 박고 못들은척합니다.
결국 제가 만화를 안봐도 너희가 어지른 방은 치워야 된다고 둘째에게 타이르고 뒤늦게 화해합니다.
방금전까지 울고 말다툼하던 녀석들이 만화를 틀어주자 꼭 붙어서 시청하기 시작합니다.
우유를 가지러 냉장고로 호다닥 뛰어가던 큰애가 동생에게 "너도 우유 먹을거야" 라고 말하자
둘째는 "안먹어 빨리와서 만화봐" 하면서 자기 옆자리 바닥을 손으로 탁탁칩니다.
저도 모르게 피식웃으면서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제발 저렇게 성인이 되어도 사이좋은 남매가 되면 좋겠습니다.
웃음이 지어집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