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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빅 슬립 [네 값을 알려주마] (0) 2014/08/21 PM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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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먼드 챈들러, 박현주 옮김, 『빅슬립』, 북하우스, 2004.

판매가 9,500원

 

  펜대 좀 굴렸다 하는 사람들에게 레이먼드 챈들러는 하루키 덕분에라도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이름. 뭐 책장 좀 넘겼다는 분들께도 매한가지겠지만. 하지만 이런 책의 문제는 우선 번역에 있음을 이젠 뭐 통감할 것도 없이 역시나 번역은 어려운 영역이구나라고 고개를 살살 젓게 되는 이 밤.

 

chandler2.jpg

대실 헤밋도 그랬지만, 이 무렵 작가들에겐 클래식한 멋이 있었어요.

(저를 비롯해) 요즘 작가들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죠(하하!).

시나리오 퇴고를 연필로 했군요.

역시나 개간지 파이프.

 

 

인상요인

 

번역은 일단 구굴링으로 초벌하고 다른 작품 기웃거리면서 대강 메워가는 거 아니겠어? 라는 분, 꺼져. : +0원

 

번역이 괜히 제 2의 창작이 아닙니다. : +0원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번역이 문제인지, 원래 작품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어. : +0원

 

기질적으로 나와 안 맞는 건지도. : +0원

 

인상요인에서부터 까기 시작하는 건 그만큼 이 책이 마음에 안 들었다는 얘긴데. : +0원

 

그래도 좀 긍정적인 요인을 따져보자. : +0원

 

tbs.jpg

펭귄에서 나온 영문판입니다.

그림체가 <씬 시티>를 떠오르게 하네요.

 

우선, 저명한 작가의 전집을 한꺼번에 만난다는 기회 자체가 베리 땡스. : +200원

 

책을 내준 건 내준 거고. : +0원 

 

짧고 빠르고 날카롭게 서술한다. : +500원

 

 

초반의 무드, 사건을 서술하는 방식, 문장의 길이 모두 좋다. : +500원 

 

하드보일드한 탐정 소설의 구닥다리 버전이잖아! 라는 짜증은 당연한 게, 이 소설이 그 버전의 할아버지의 할애비 뻘 되기 때문. : +0원

 

근본을 더듬어두면, 근본 없는 놈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에, 하드보일드 추리물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집어들만 함. : +500원

 

탐정인 필립 말로-떠올릴 때마다 필립 로스랑 헛갈림-의 개간지 좔좔. : +750원

 

말로의 곁에 어정거리는 여인네들 또한 샤방샤방하고. : +350원

 

악당은 비열하고, 여인은 교활하며, 탐정은 외로워. 전형적이지만, 클래식하기에 뭐라 할 수 없는 일종의 '으레 그러함'. : +500원

 

반전을 가져오는 사건의 복잡미묘함이 좋다만, 이게 인하요인이기도 한 게 바로 꽝(함정 카드가 발동한 거야!). : +0원

 

 


Marlowe2.jpg

이 아저씨가 필립 말로라고 합니다.

내 마음 속의 말로는 이게 아니라능!

좀 더 갸름하고, 좀 더 사악하고, 좀 더 비열한.

그러고보면 험프리 보가트가 제 격이었던 듯요.

 

 

 

인하요인

 

그래. 초반엔 좋았지. 뭔가 쌔끈한 썸띵이 있었어. : -0원

 

그게 가면 갈수록 이상해져. : -1500원

 

그게 왜 그러냐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따라잡기가 애매해서 그래. 문너머는 <말타의 매>를 보긴 했지만, 이 시기의 하드보일드 세계의 비주얼적인 자료를 머릿속에 많이 갖지 않았어. 그건 내가 소설을 읽으며 사건을 재구성할 퍼즐이 많지 않다는 의미지. : -750원

 

그래서 나는 세분화된 소설 무대의 구조를 재구성하기가 어려웠어. 온실까지는 그럭저럭이었지만, 발코니라든가, 아파트 안에 어떠어떠한 구조가 명확해지지 않았거든. 난 그게 또렷해지지 않으면 소설을 소화하기가 힘들어. : -1500원

 

그래서 소설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 진행시키는지 전체적인 정리가 잘 안 됐어. : -750원

 

이 작가가 그런 정리를 안 하는 스타일이어서 더 그랬고. : -0원

 

어! 쨌! 든! : -0원

  

98쪽 ↑6줄. 주어/술어 관계와 시제 등에서 번역 오류로 보여. : -500원

  

101쪽 ↑7줄. 위의 지적과 마찬가지. : -500원

 

105쪽 ↓5줄. 이상한 문장이야. 나만 그래? 이게 낫지 않아? -----> (그녀) 자신은 재향군인보다 : -500원

 

115쪽 ↑2줄. 이상한 문장이야. 크함. : -500원

 

이 소설 뿐만 아니라, 이 즈음의 소설들이 대부분 그런데, 여성들의 감정적 반응이 너무 과장되어 있어. 조금만 더 과장하면 눈이 허옇게 뒤집히면서 공중에 떠오르면서 번개를 막 내뿜기 시작하는데……. : -1200원

 

 

[네 값을 알려주마]

9,500원+3,300원-7,700원

감정가 = 5,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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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살아 있는 정리 - 세드릭 빌라니 (0) 2014/08/20 PM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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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학자 하면 영화『뷰티풀 마인드』에 등장하는 수학자 존 내시처럼 무언가 떠오르면 벽에 수식을 마구 적는 괴짜를 생각하거나, 그리고리 페렐만이나 앤드루 와일스처럼 몇 년 동안 집에 틀어박혀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는 사람을 떠올리곤 합니다. 수학자는 보통 사람과 다를 것이라는 이미지의 근간에는 수학은 이해하기 힘들고 어려운 것이라는 평소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어느정도 개선시켜 준 작품이 일본의 영화『박사가 사랑한 수식』이였고, 좀더 인간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 프랑스의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가 쓴《살아 있는 정리》입니다.

세드릭 빌라니는 프랑스 리옹대학의 교수이자 앙리 푸앵카레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에 있으며, 유럽수학회상, 페르마상, 푸앵카레상을 받은 수학계의 스타입니다. 그는 2010년에 '비선형 란다우 감쇠와 볼츠만 방정식에 대한 균형수렴 증명'을 한 공로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수상했습니다. 세드릭 빌라니의《살아 있는 정리》는 필즈상을 탄 수학 정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수식들은 당연하게도 전혀 이해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수학자의 역동적인 삶이, 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별명인 '살아 있는 정리'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즈상을 수상할 정도로 대단한 수학 정리도 첫 시작은 두 학자의 대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두 학자가 내뱉은 사소한 이야기에서 서로의 의문점을 물어보고, 토론합니다. 마치 평범한 사회인들이 술집에서 아무 생각없이 시작한 대화처럼 수학 정리는 태동하게 됩니다. 무언가 어렴풋이 시작된 프로젝트는, 일상생활에 치여 마음속에만 있을 뿐 제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교수로서 강의도 해야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맛있는 치즈가게를 찾기도 해야 합니다. 프랑스 수학계의 패셔니스타로 불릴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깊다 보니 마음에 드는 옷들을 쇼핑할 시간도 필요하고, 락 콘서트에 가서 헤드뱅잉을 하기도 해야합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기기도 하는데, 지하철에서 읽는 만화책은 수학자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제격이라고 말합니다.

바로 옆 책상에서 클레르는 노트북으로「데스노트」를 보고 있다. 프린스턴에는 극장이 없지만 저녁 시간은 잘 보내야 하는 법. 나는 클레르에게 이 마성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강력 추천했고 이제 클레르도 푹 빠졌다. - p.82
세드릭 빌라니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 가게 되면서 연구는 급진전을 보이게 됩니다. 세계적인 학자들이 모이는 만큼 책에서 등장하는 다른 수학자들도 쟁쟁한데, 세드릭 빌라니의 수학 영웅인 존 내시부터 앤드루 와일즈 등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구름 위의 존재들이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한 앤드루 와일즈도 그랬지만, 세드릭 빌라니도 첫 성과물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학술지『악타 마테마티카』에 제출한 논문이 거부된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학자들 특유의 번뜩임, 수학 신의 계시를 받은 세드릭 빌라니는 아침에 불현듯이 생각난 아이디어로 문제를 극복합니다. 그는 결국 자신의 파트너 클레망 무오와 함께 '무오-세드릭 정리'를 만들어냅니다.

수학계의 발전에 진전을 이루고, 지금도 이루고 있는 세드릭 빌라니는 특유의 재치로 수많은 대중강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수학을 알리고 있으며,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학이 죽기보다 싫은 학생들과 시민을 인터뷰한 뒤 수학의 매력을 설득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왜 나는 수학이 싫어졌을까』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수학은 엄격하지만 창의적이고, 추상적이지만 보편적이고, 불평등하지만 민주적이라고 말합니다. 수학은 철저한 방식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며, 정말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수학은 모순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섹시(sexy)하다고 말합니다.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침대에 앉는다. 응?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두 번째 항을 다른 변으로 넘기고 푸리에 변환을 취해서 L2로 뒤집어야 해.' 말도 안 돼! 나는 종이 쪼가리에 한 줄을 홱 휘갈겨 써놓고 애들에게 빨리 학교 갈 준비를 하라고 잔소리를 퍼부었다. 그리고 2009년 4월 9일의 이 아침에 또 다른 작은 계시가 모든 것을 밝혀주고자 내 두뇌의 문을 두드렸다. 안타깝다. 논문을 읽은 사람들은 이 충만한 행복감을 모를 터이니 - p.166
2014년엔 우리나라에서 세계수학자대회가 열렸고, 개최국 국가원수가 시상하는 전통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필즈상을 수여했습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언제나 좋은 성적을 거둘 정도로 우리나라는 수학 우등생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이 필즈상을 수상할 날은 멀어 보입니다. 장 피에르 브르귀뇽 유럽연구재단 총재는 세드릭 빌라니가 참석한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의 기자회견장에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 최악의 교육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수학 영재들이 수학을 입시과목으로만 배우기 때문에 필즈상 수상까지 성장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성적 등을 학생생활기록부에 적지 못하게 하자 응시 지원자가 급감했다는 통계는, 우리나라가 수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세드릭 빌라니가 보여주는 수학의 세계는 분명 경이롭고, 섹시합니다. 수학을 단순히 수능을 보기 위해서,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섹시한 매력을 지닌 수학의 세계를 알고 싶다면, 세드릭 빌라니의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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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2005) - 연쇄살인이 꼭 나쁜 것일까? (4) 2014/08/20 PM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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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린제이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2005)

 

'연쇄살인이 무조건 나쁘기만 할까?'

 

작가 제프 린제이는 어느날 대화 도중에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이런 물음에는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인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냥 살인도 아니고 '연쇄살인이 나쁠까'라고 질문을 던지다니. 어찌보면 참신한 생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쳇말로 홀딱 깨는 이야기다.

 

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라면 이런 발상에서 일련의 흥미로운 연쇄살인, 그리고 색다른 개성의 연쇄살인범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제프 린제이는 ‘덱스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에서 이런 연쇄살인범을 창조한다. 주인공인 덱스터 모건은 마이애미 경찰서에서 혈흔분석가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범죄현장에서 발견되는 혈흔으로 범인을 추적하면서,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연쇄살인범으로 돌변한다.

 

하이드로 변해버린 지킬박사,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으로 변했던 '나자리노'처럼 덱스터도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덱스터와 다른 연쇄살인범들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덱스터는 법으로 처벌받지 않은 연쇄살인범들을 노린다는 점이다. 그들을 정식으로 체포해서 법정에 세우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제거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덱스터에게 그 연쇄살인범들은 죽어 마땅한 사람들인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덱스터가 불타오르는 정의감만으로 살인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연쇄살인범들이 그렇듯이 덱스터도 살인 그 자체를 즐기는 면이 있다. 이런 점들이 기존 연쇄살인범과 덱스터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다. 연쇄살인범을 사냥하는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인 범죄소설, 제프 린제이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소설의 패턴을 과감하고도 신선하게 뒤집어 버린 것이다.

 

소아성애자를 뛰쫓는 덱스터

 

제프 린제이가 2005년에 발표한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는 시리즈의 두 번째 편이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덱스터는 이번 편에서도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는다. 이번에 덱스터의 표적이 된 살인범은 소아성애자다. 그는 여러 명의 남자 아이들을 유괴 및 납치해서 살해한 후에 그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서 보관하고 있다.

 

그런데 그에게는 공범이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의 사진을 보건데 전문사진사가 소아성애자를 돕고 있는 것만 같다. 덱스터는 이 두명의 변태성욕자들을 찾아나선다. 이들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덱스터의 주변에서 또 다른 잔인한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가 죽지는 않았으니 살인사건은 아니다. 범인은 피해자의 사지를 절단한 후에 친절하게도(?) 절단부위를 지혈시키고 붕대까지 감아두었다. 출혈에 따른 쇼크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피해자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꼴이 된 것이다.

 

덱스터는 변태성욕자들을 쫓으면서 동시에 사지절단 사건도 함께 추적한다. 여동생인 데보라가 마이애미 경찰서에서 형사로 근무하기 때문에 덱스터는 사건에 대한 정보도 남들에 비해서 많이 얻을 수 있다. 덱스터는 혈흔분석가, 데보라는 형사. 이 정도면 꽤나 잘 맞는 콤비다. 데보라는 덱스터에게 여러 가지를 부탁하고 마음약한 덱스터는 그런 부탁들을 모두 들어준다. 덱스터는 왜 이리 끔찍하게도 헌신적일까?

 

연쇄살인범들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의 살인이건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살인이건,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연쇄살인은 말할 것도 없겠다. 덱스터는 종종 ‘나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덱스터는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반면에 덱스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있다. 덱스터와의 결혼을 바라는 여성도 있고, 덱스터와 함께 낚시를 가고 싶어하는 어린아이도 있다. 평소의 덱스터는 어둡고 우울한 연쇄살인범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 앞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다. 작가 제프 린제이는 기존의 연쇄살인범들과 많은 면에서 다른 연쇄살인범을 만들어낸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연쇄살인범들에게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학대당하거나 또는 부모가 학대당하는 모습을 주기적으로 보며 성장한다. 친구나 주위사람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유형 또는 무형의 폭력을 계속 접하며 자라온 것이다. 연쇄살인범들은 어린 시절의 어두운 기억을 부정하려고 하지만 그 기억은 내면 한쪽에 자리잡은채 조금씩 힘을 키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연쇄살인이라는 방법으로 세상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어린 시절의 피해자는 세월이 지나면 힘을 키워서 가해자로 돌변한다. 시리즈 내에서 덱스터도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다. 오랫동안 자신의 안에서 숨죽이며 기다리던 폭풍이 드디어 울부짖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덱스터는 과연 어떻게 벗어날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덱스터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이 언제 어떻게 밝혀질지도 의문이다. 어린 시절의 깊은 상처는 성인이 되서도 좀처럼 아물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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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쨩    친구신청

덱스터 정말 재밌게 봤었죠... 아 문득 데보라 또 욕하고싶어짐ㅋㅋㅋㅋ

牙武露來異    친구신청

시즌1에는 정의의 연쇄 살인마라고 생각했는데 시즌이 갈수록 그냥 살인마임 --;

파킴치    친구신청

욕만 하는 여동생. 보기 싫음.

오르샹크    친구신청

덱스터 현실에서 그 여동생 역활 배우랑 결혼했다가 이혼했죠..

덱스터 안끝난 상태에서 이혼했었는데 참 드라마 어떻게 찍었는지..
촬영할때 계속 볼건데 안뻘쭘하나.ㅋㅋ
[도서]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 11월 30일 (0) 2014/08/19 PM 07:14

문학동네.JPG



대한민국의 대표출판사인 문학동네에서 진행하는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이 올해 말까지 원고를 모집합니다.


수상자에게는 2,000만원의 고료와 함께 문학동네 출판이 진행되니


젊은 예비소설가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원고분량이 500장으로 중장편에 해당되니 작품이 준비가 안되신 분들은


서두르셔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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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연쇄살인범은 우리 주변에 있다 - (1976) (2) 2014/08/13 PM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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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렌들 <내 눈에는 악마가> (1976)

 

 

<나 홀로> - 에드거 앨런 포

 

내 어린 시절

험난한 인생의 새벽에

선과 악의 깊은 내막으로부터

길어올린 신비가 지금껏 나를 얽매었으니

(나머지 하늘은 천국처럼 파랗건만)

구름의 형상을 보니

내 눈에는 악마가

 

'연쇄살인범'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 연쇄살인을 포함한 온갖 흉악한 범죄가 보도되지만, 그런 사건은 자신과는 관계없는 타인의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연쇄살인범은 멀리 있지않다.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사이코>의 실제모델이었던 연쇄살인범 에드 게인은 주변 이웃들에게 '평범하고 소탈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연쇄살인자들의 이야기가 공포를 가져다주는 이유 중 하나는 주변에 살인범이 있더라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말이 나온 김에 이 바닥(?)을 한번 둘러보자. '여러 장소와 여러 시점에 일련의 쾌락살인을 범한 사람'을 가리켜서 연쇄살인범이라고 지칭한다. 이런 연쇄살인범들은 70-90년대에 많이 등장했다. 53명의 여성을 살해한 테드 번디, '요크샤이어 살인마' 피터 서트클리프, '나이트 스토커(Night Stalker)' 리처드 라미레즈, 100명 이상의 여성을 죽이고 그 중 몇 명을 '생선처럼 저민' 것을 자랑스러워 했던 헨리 리 루카스가 그런 연쇄살인범들이다.

 

끝내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범들도 있다. 19세기 말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잭 더 리퍼(Jack The Reaper), 잠자는 사람들을 도끼로 찍어죽인 도끼남자, 젊은 커플을 대상으로 살인을 했던 조디악(Zodiac)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 조디악은 공개편지를 통해서 "나는 사람 죽이는 것을 좋아한다.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라고 밝히지만, 몇 달 후의 다른 편지에서는 "제발 나를 멈추게 해주세요. 나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2년간 13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정남규, 20명을 죽인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이 보도되면서 연쇄살인, 사이코패스 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연쇄살인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닌 셈이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연쇄살인범들

 

루스 렌들의 <내 눈에는 악마가>에도 바로 그렇게 평범해보이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주인공 아서 존슨은 겉으로는 예의바르고 점잖은 50대의 남자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다세대 주택에 세들어 살면서 낮에는 건축업자 사무실에서 일을 한다.

 

아서 존슨이 살고 있는 곳은 말이 다세대 주택이지 어찌보면 일종의 고시원 같은 공간이다. 사람들은 욕실과 화장실을 함께 사용해야하고 거실도 공유해야 한다. 어려서 부모와 이별하고 이모 밑에서 성장한 아서는, 이모가 사망한 후에 이 다세대 주택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아서는 주방에서 음식을 먹고나면 곧바로 설거지를 끝내고 욕실을 사용한 후에도 깨끗이 바닥을 청소한다.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마당에 나올때도 옷차림을 단정하게 한다. 세입자들에게 우편물이 오면 깔끔하게 분류해서 거실 식탁에 올려놓고 각종 할인쿠폰도 알뜰하게 챙겨둔다.

 

마치 결벽증환자처럼 보이는 아서의 이런 행동은 그의 이모 그레이시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레이시는 아서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교육시키고 돌보아주었지만,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레이시는 아서가 어렸을 때부터 집안과 바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싱크대에 더러운 그릇을 그대로 놔두는 사람은 단정치 못한 살림꾼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안된다, 냉동 음식이나 쓰레기 같은 캔 음식은 절대로 먹지 말아라, 너를 고용한 사장님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등.

 

평범하고 단정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

 

어찌보면 다 맞는 이야기들이다. 하긴 대부분의 잔소리가 당연한 이야기들 아닌가. 그렇더라도 성인이 되서도 계속 이런 이야기를 매일 같이 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서는 이런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이모를 원망하지 않는다. 이모는 그에게 참 잘해주었고 죽는 날까지 노력하더라도 이모가 그에게 베푼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쇄살인범들은 대부분 우울하고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에 받았던 학대 등이 성장기의 뇌에 영향을 미쳐서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다는 학설도 있다. 잔소리도 일종의 소극적인 학대라고 한다면 아서는 성인이 되서도 계속해서 학대를 받아온 셈이다.

 

그런 잔소리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면 어디론가 배출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거나 운동을 하며 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술을 마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반면에 아서는 폐쇄적이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를 만들지 못했다. 이모는 그에게 술과 담배를 접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술집에도 가지 못한다.

 

그래서 아서는 무언가를 죽이는 걸로 그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뭔가를 죽이고 싶은, 해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서 밤길을 걷는 여자를 한 명씩 살해한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서의 정체를 모른다. 그들에게 아서는 예의바르고 점잖은 중년 신사일 뿐이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고 인사하는, 단정한 옷차림의 회사원이 연쇄살인범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가 분석하는 범죄자의 내면

 

살인사건이 발생하지만 <내 눈에는 악마가>에는 형사나 탐정이 추리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형사는 오직 단 한 장면에만 나타나서 아서에게 알리바이를 확인할 뿐이다. 그 형사는 아서에게 어떤 혐의도 두지 않는다. 작가는 사건을 추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의 모습보다도, 살인자의 일상생활과 내면, 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아서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같은 세입자면서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 앤서니다. 앤서니는 아서의 지나치게 예의바른 언행을 보면서 아서가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는 신경증 환자라고 단정한다. 그러면서 아서같은 사람의 심리를 분석한다. 그런 사람은 편집증 증세를 보이고 보복을 두려워하며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서는 자신이 한 살인을 회상하면서 향수 어린 쾌감과 사회에 대한 분노를 느낀다. 대부분의 범죄자가 그렇듯이, 그도 사회를 혐오한다. 이 사회는 그에게 범죄를 저지르도록 부추긴다. 그리고나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그를 비난하기 때문이다. 작품의 제목처럼 그들은 구름의 모습에서 악마의 형상을 발견한다. 연쇄살인범들은 멀리 있지도 않고 특별히 눈에 띄는 존재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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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써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내 눈에는 악마가>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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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틴 웹진 전문 집필위원이신 김준희 님의 글입니다. 김준희님은 국내에 출간된 영미권의 범죄소설에 대한 리뷰 및 서평을 연재하고 계십니다. 김준희님이 매주 흥미로운 책을 추천합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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