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께부터 집 근처에서 종종 발견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처음 볼때부터 길가던 아가씨한테 잔뜩 귀여움 받고 있는 어린 모습이었는데 한겨울이 된 지금 다 커서도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들고 애교를 부리는 녀석이죠.
길가다 마주쳐서 쯧즛 하고 부르면 뽀르르 달려와서 부비적대는 요상한 녀석이에요.
타이밍이 안 맞는지 그냥 잘 안 나돌아다녀서 그런지 그렇게 자주 볼 수 있는 녀석은 아니었지만 볼때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고요.
만나면 주려고 사료도 얻어놨었는데 한동안 못 주다가...
어젯밤에 여자친구와 귀가중에 습격하듯이 길 옆에서 톡 튀어나와 애교를 시전했습니다. 한참 쓰다듬어 주다가 가려고 하니 쫓아오면서 벌렁벌렁 드러누우며 못 가게 하더라고요. 뭔가 임신을 했나 싶기도 하고.
일단 저 혼자 급하게 가서 물을 사다 주고 물 마시는 타이밍에 도망치듯 떠났는데...
저도 그렇고 여자친구도 계속 그 고양이 생각만 하게 되는거 있죠.
가을에 봤을때만 해도 여자친구는 저에게 "그러다 간택된다?"며 만류했는데 어제부터는 고양이한테 이렇게 관심받은거 처음이라며
기르자고 하더군요. 1월달에도 보이면 그땐 그냥 데려다 키워버리겠다고.
저는 집에 상주하는 사람이 없는 집에선 특히 1인가족은 절대 짐승을 기르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짐승은 외롭게 되니까요. 병원 등의 문제도 있고, 그렇게 7년여를 흰둥이(페릿) 기르다 병으로 보낸 지 4년이 돼가는 시점이라서요.
그런데 고양이 만지고 온 다음부터 계속 신경이 쓰이고...
이름도 이미 지어버렸어요. 길에서 만났으니 길버트라고.
아무튼 저도 절반은 넘어간거 같아서 준비를 해야하나 싶은데, 고양이를 집에 들이려면 뭐뭐가 필요할까요.
사료, 화장실, 각종 예방접종이나 그런건 병원 데려가면 될거긴 한데 흠...
목욕은 어떻게 시켜야 하며...데려가는데에 대한 당사자의 동의는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내년 초에 단칸방을 벗어나 이사할 생각이긴 한데 이사전에 들이면 이 좁디 좁은 곳에서 어떻게 같이 있어야 하나 싶은 고민도 있고 그러네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가...
가동영역이나 자세 잡는데 편한 각도 맞추기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