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옛 생각에 잠기니 화가 뭉글뭉글 나네요.
전 서울 올라온 지 세 달만에 여자친구가 생겼었답니다. 그리고 전 취직한 지 6달, 연애한 지 3달만에 백수가 됐어요.
그리고 그 백수질은 6개월을 갑니다.
집은 형네 월셋방에서 지내면서 돈을 못 버니 천덕꾸러기가 되어 형 돈만 축내는 그런 잉여인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다니면서 주말에 편의점 오전알바를 해서 겨우 용돈벌이 하는 당시 여친이 매주 꼬박꼬막 찾아와서 밥도 사주고 먹을것도 챙겨다 주고...그렇게 6개월을 보냈어요. 그래서 저는 그때 세상에 이런 여자 없다. 얘랑 결혼하는 수 밖에! 하는 마음을 가졌죵.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돈을 벌기 시작한 저는 여친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는걸 기쁘게 여기며 살았어요. 딱히 낭비벽이 있거나 사치를 부리는 것도 아니었기때문에 금전적으로 부담이 크거나 하지도 않았구요. 비싼 밥을 먹는 것도 아니었고 호화스런 악세사리나 옷을 사지도 않았어요. 언제나 저보고 돈 모으라고 잔소리를 하며 자기 용돈으로 3만원짜리 티셔츠 사주면서 자기는 5000원짜리 입는 그런 아이였기때문에. 그래서 돈 쓰는게 전 즐거웠습니다.
대학 졸업후 알바도 관두고 공무원준비를 한다며 방구석에서 공부할때도 없는 돈 쪼개서 절 보러 와줬죠. 그래서 몰래몰래 지갑이나 가방에 몇 만원씩 넣어주고 모른척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5년 여가 흘러 그 아이도 취직을 하였고 저는 그즈음엔 그날 출근해 다음날 퇴근하는 생활을 반년 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일에 지쳐 마음이 상한 채로 지내다 제가 힘들어서 잘해주지 못하겠다는 실언을 하는 바람에 헤어졌구요,(그당시 ㅇ그 아이의 친구라는 여자들은 이별을 부추기고 있었다고 하고) 다음날 정신차리고 끝까지 붙잡으려했으나 결국은 불발로 끝나고 맙니다.
그때 헤어지면서 붙잡는 저에게 정을 떼기위해선지 본심인지 갖은 불만을 토로하였는데...그중 하나가 자기한테 돈 써서 해주는거 그딴거 필요없다, 자기가 거진줄 아느냐며 화를 냈었습니다. 옷 입는것도 내 취향에 맞추려고 자기가 맘에 드는 옷도 안 샀다고 화를 내더라구요. 내가 내돈으로 사준건데...
그래요 이겁니다. 그당시엔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연신 굽신거리면서 듣느라 다 내탓이구나 했었는데 최근 머리가 좀 식은 뒤 떠올리니 화나네요. 다 자기 생각해서 한 것 뿐인데, 지금 만나도 차려입은 상태를 보면 머리에 꽂는 핀도, 귀걸이도 목걸이도 티셔츠도 반바지나 치마도 구두도, 가방도, 가방 안에 있는 지갑도, 입고 있는 속옷도 전부 내가 사준건데! 내 순수한 마음이 짓밟힌거구나 싶으면서 호구도 이런 호구가 없구나 싶기도 하면서도.
잘해준다고 부던히 노력했으나 그걸로 탓을 당하니 기운이 빠지면서 화가나는 그겁니다 지금ㅋ
그러니까 오늘은 눈앞에 커플들 안 봤으면 좋겠다 |
저방법으로 안되면 걍 부시는수밖에 없음..
이 경우는 운이 좋아서 남은 전지 쥐어짜서 열린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