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배틀그라운드
2018년 1월 1일 기준 약 6시간
0. 가치
많은 사람 수는 그만한 가치를 보증한다. 설령 나쁘더라도 가치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다. 건전한 여가인 게임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했던 게임이라면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봐도 된다. 그런 게임에서 유저 수가 줄어두는 것은 대체로 게임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공정하지 않는 핵을 방치하는 운영이나 공정하지 않은 밸런스 실패가 주 원인이었다.
그런 원인들은 게임자체를 나쁘게 만들지 않는다. 나쁜 것이 아니라, 재미가 없어진다. 그 원인들로 인해 재미가 없어진 게임은 가치가 낮아져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그것은 당연한 순리다.
그런 논리로 현재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에는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몇 가지 단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상회하는 장점이 현재의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잘 하고 있다. 그러니 나의 의견은 참고만 하길 바란다. 한 명의 의견보단 다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다수의 의견보단 모두의 의견을 고려하길 바라겠다. 의사를 나타내는 사람들은 전체 유저 수에 비하면
소수라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 말만 들으면 나머지는 소외된다. 그것은 이미 여러 차례 다양한 곳에서 증명되었다. 의사를 나타내는 그들을 포함한 전부를 고려하여 스스로 생각해 최선의 선택으로 그 앞을 개척해 나가길 바라겠다.
1. 무게
배틀그라운드의 큰 장점은 빠르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경쟁게임들과는 다르게 수틀리면 그냥 나가면 된다. 아무런 민폐도, 아무런 패널티도 없다. 자유롭게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
그런 점은 많은 유저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가지만, 한편으로는 무게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가볍다. 대체로 애정은 들인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투자한 자원(시간, 돈 등)이 많아질수록 그것에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 판, 한 판에 대해 투자한 자원이 적다 보니 그에 따른 애정도 적다. 거기에 어려운 것을 견디며 넘어설 때 생기는 성취감도
없다. 그냥 나가면 되니까. 매번 1위를 노리며 어려운 상황에서 애를 쓰며 성취감을 얻는 유저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수보다는
다수, 다수보다는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모두를 고려한다면 쉽게 접근하고 쉽게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은 가벼울 수밖에 없다.
물론 의도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대책도 마련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쓴다.
이런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가벼운 풍선 같은 게임은
지면에 붙들어 놓을 요소들이 필요하다. 다른 게임들을 예로 들자면 챔피언이나 영웅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캐릭터에 애정을 쏟게 되면 게임이 다소 재미없어지는 시기가 오더라도 계속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그렇지만 배틀그라운드는 그것이 없다. 캐릭터가 아니라 아바타다. 온전하게 스포츠만 고려해서 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뭐 그것은 그것대로 좋다. 스포츠화가 제대로 된다면 그것과 연계하여 오랫동안
지면에 붙어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만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풍선에 무게를 더할 요소라고는 볼 수 없다. 그들의 입장에서 지금의 배틀그라운드는 오로지 플레이함으로서 얻는 재미만을 가지고 지면에
붙어있다. 그 재미가 떨어질 때, 풍선은 저 하늘너머로 날라가 잊혀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챔피언이나 영웅을 만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유저들을 붙들어놓을 다른 요소들을 강구하라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자신이 원하는 닉네임을 만들 때 애정을
쏟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게임 오픈 때 닉네임 거래가 성행하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블리자드는 배틀태그를 도입해 자기가 원하는 닉네임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배틀그라운드의 특성상 직관적으로 한번에 알기 위해
유니크한 닉네임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사소한 것이라도 애정을 쏟을 만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떠오르는 걸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맵
캐릭터가 없다면 맵 자체에 애정을 가지게 만들면
어떨까? 이를테면 배틀그라운드 맵을 비슷하게 흉내 낸 (너무 넓긴 하지만) 장소를 현실에 꾸며 서바이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일명 배틀그라운드파크. 돈 좀 들 거 같긴 한데, 그만큼의 영향력은 행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치면 위험하니까 과학화 훈련처럼 마일즈 장비를 도입한다면 괜찮아 보인다. 만약 이 게임이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끌게 된다면 그에 관련된 관광상품으로 쓸모
있을지도 모른다.
둘째, 이야기
언젠가 본 거 같은 기억이 나는데, 배틀그라운드 관련 모바일 게임이 출시된다고 하는
것 같다. 뭐 어떻게 출시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당연한 이야기를
하겠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물건이라도 그것에 사연이 붙으면
가치가 치솟는다. 그것이 이야기의 가치다. 그런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것도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를
근거로 하여 만드는 것이다. 모든 유저들이 플레이하며 남긴 그 흔적을 사용한다면, 그 흔적을 남긴 사람들은 신경이 쓰이게 되어 있다. 나도 그 흔적에 참여했었지, 라는 식으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총기(혹은 인기 있는 총기) 순서로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총기를 설정하고, 사건 또한 유저들이 가장 많이 낙하한 곳, 가장 많이 전투한 곳 등등, 그런 식으로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 인기투표를 해도 괜찮을 것이다.
셋째, 명품
한마디로 싸게 굴지 말라는 이야기다. 관련 상품도 적게 찍어내더라도 가치 있는 것으로, 관련 모바일 게임도 재미없어 보이면 만들지 않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재미없는 관련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라는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 명품이라는 것을 떠올릴 때 의류나 가방 같은 것을 떠올리고는 하지만 명품은 모든 것에 해당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명품은 가지고 있기만 해도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처럼(적어도 그 스스로는 그렇게 느낀다. 그렇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플레이 하기만 해도 그 유저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만들라는 것이다.
캐릭터가 애정이 없더라도, 게임 자체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그 자체에 애정을
쏟게 만든다면 충분히 무거워질 수 있다. 운영 또한 가치 있는 운영을, 업데이트도 가치 있는 업데이트를, 충분히 시간을 들여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그런 운영과 업데이트를 하면 된다.
‘배틀그라운드’ 라는 것이 붙은 모든 것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포장하는 것, 그것이 브랜드 마케팅의 일종이라 생각한다.
뭐 이건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객관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게임에 애정을 가지게
만들 수 있는 수단이라면 뭐든지 생각하길 권한다.
사실 놀이터로 비유해서 좀 더 써보려고 했는데 그냥
여기까지.
2. 하다
핵, 버그, 약간 부족한 최적화, 액션의 어색함 등 개인취향 또는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따로 지적하지 않겠다. 뭐 그건 알아서 하겠지.
그렇지만 사실 이 외에는 따로 지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그러니까 인기가 높다. 심플한 목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플레이 방식, 가볍지만 편하게 접했다가 떠날 수 있는 시스템, 늦은 시각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이할 수 있는 무수한
유저 수 등 이 게임은 우수하다. 그러나 지적할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어서 많이 떠오르진 않지만 조금 불편했던 것 몇 가지를 이야기해본다.
첫째, 팀플레이
팀플레이 시 사망할 때 보는 것 외에는 할 것이
아예 없다는 점. 보면서 팀원을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사망한 사람들끼리 2차전 (경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그러니까 서로 보고 듣지도 못하게)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총 쏘는 연습도 할 수 있을 테고 말이다.
둘째, 피격
좋은 헤드셋과 안좋은 헤드셋의 차이가 너무 컸다. 의도한 사항이라면 넘어가도 좋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잠깐만 읽어주길 바란다.
피격지점을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하나
만드는 것이다. 사람모양의 아바타를 입체적으로 작게 만들어서 피격된
위치를 표시할 수 있게 만들어 어느 방향에서 쏜 것인지 추측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도 충분히 그럴 듯 한 게, 현실에서 총맞으면 적어도 어디에 맞은 지는 알 것 아닌가? 피격 지점을 시각화하여 볼 수 있게 만들면 좋은
헤드셋과 아닌 헤드셋의 차이를 줄여 보다 더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셋째, 단축키
붕대 단축키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는데, 매번 가방을 열어서 붕대를 꺼내 치료하는 것은 불편했다. 실제 현실에서도 빠르게 치료할 수 있게 가방이 아닌
옷에 보관하는 형태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나는 단축키화 하여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수단 정도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여기까지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3. 보다
실제 경기를 봐본 적이 없어 따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까지 FPS 경기를 생각해보면 보는 사람만 보게 되는 스포츠가
될 확률이 높다. 물론 그것도 꽤 많은 수를 차지할 테지만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한정된 자원(FPS 경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다.
프로경기는 아니었지만 개인 방송국에서 잘하는 사람의
플레이를 본 적이 있는데, 멀리서 쏴서 1등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만 보고 안 봐서 뭐라 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FPS 특성상 장거리 공격이
매우 유리하므로 장거리에서 싸우다 끝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탄도학이 적용되었지만 잘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관계 없을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것까지 계산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프로급이 된다면 대게 다들 그 정도는 계산할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장거리 공격으로 경기가 마무리 될 확률이 높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명확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는 직관적인 이미지가 중요하다. 누가 봐도, 한눈에, 명확하게, 경기 흐름이 바로 볼 수 있는 스포츠가 되어야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는 다 그런 요소를
가지고 있다. 야구나 축구가 얼마나 직관적인가, 게임만 봐도 그렇다.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가 얼마나 직관적인가. 스타크래프트는 한눈에 봐도 땅 따먹기 식으로 볼
수 있어 어느 세력이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도 킬 수, 타워 수, 골드 차이 등으로 어느 팀이 더 유리한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는 한번 죽으면 끝이기 때문에
그런 구체적인 수치를 알기도 어렵다. 그 긴장감은 플레이하는 입장에선 쉽게 와 닿지만 스포츠의 입장에선 조금 어려운 게 아닐까 걱정이 든다.
요컨대 종래의 시스템으로는 이 게임을 흥행시키기
어려운 게 아닐까? 지금까지의 대중 스포츠는 시청자가 보기보다는 카메라나 옵저버가 보여주는 장면을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또 그것을 위주로 설명하게 되어 있다. 다른 스포츠는 그걸로 충분하다. 한눈에 다 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이 게임은 그게 힘들다. 그렇다면 발상을 바꾸어 시청자가 보고 싶은 팀을
볼 수 있게 선택하게 만들면 어떨까?
경기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팀으로 진행을 한다면 팀 별로 옵저버를 두는 것이다. 그리고 옵저버 마다 해설도 하나씩 붙이는 것이다. 팀 전용 옵저버에 전용 해설이다. 시청자는 그 옵저버와 해설을 시작시점에 선택해서 같이 보게 된다. 그 팀이 전멸하면 그 때 옵저버와 해설도 끝이다. 물론 시청자는 갈아탈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체험몰입형 시청이 가능해진다면 전체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충분하게 즐길 수 있는 형태를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팀 전용 해설 같이 되어버리면 왠지 매니저
같은 느낌이 되지 않을까? 중립적으로 해설하지 않아도 된다. 그 팀 위주로 흥미롭고 자유롭게 해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TV방송할 때를 위해 전체적인 옵저버와 해설도 있어야 되겠지만, 인터넷으로 볼 때엔 선택해서 볼 수 있게끔 한다면
나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에서 개성도 생겨나고, 해설마다의 캐릭터가 생겨나 팀과 해설이 한꺼번에 묶여서 홍보할 수 있는 스타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갑자기 쓰다가 뉴스 앵커와 지역 기자가 떠올랐다. 메인 해설이 뉴스 앵커이고 팀 해설과 옵저버가 지역
기자. 메인 해설이 1팀 나와주세요, 라고 말하면 1팀 해설이 나와서 현재 팀 상황을 설명한다. 메인 해설은 그렇게 각 팀들의 해설을 듣고 종합하여
전체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여 시청자들에게 설명한다. 그러면 구색이 맞지 않을까? 아하하, 나는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것
같다.
물론 그건 내 생각이고, 실제로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반발을 부르는 법. 거기에 해설 수가 그렇게 늘면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하지만 이런 혁신적인 형태의 변화가 없다면 아마도, 종래의 FPS 경기와 별 다를 바 없이 시작되고, 별 다를 바 없이 끝날 것이다.
즉흥적으로 써서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추후 좀 더 플레이 해보고, 그리고 경기를 보고 언젠가 업데이트를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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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 따라 소감이 바뀔 수 있으므로 플레이타임을
적어놓습니다.
예전부터 써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어쩐지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쓰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테지만.. 뭐, 예전에 쓰던 게 있으니까요. 그래도 한번 써보고 싶어졌네요. 그래서 이런 형태라도 써봅니다. 다른 게임도 쓰고 싶어지면 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써보기 전에 플레이를 해봤어요.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엉망진창 못했네요. 그래도 뭐 그 정도만 해도 쓸 수 있는 정보는 충분히
모을 수 있습니다. 좀 더 해보면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요. 그건 그때에 생각하기로 하고 써보았습니다. 첫 소감, 중간 정도의 소감, 오랫동안 즐긴 뒤의 소감. 아마도 다 다를 겁니다.
쓰던 잡답은 쓰던 카테고리에서 이어서 씁니다.
올해엔 여러분들의 삶이 좀 더 즐거우면서 흥미롭길
바랍니다. 부디 자기 생각으로 스스로 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