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 포스터와 함께 표를 찍어서 만족하네요.
간단소감:
전작 명량의 비판을 수용하고 고민하며 고심하고 보다 더 진중하게
3부작을 마무리 하기 위해 접근한 김한민 감독의 묵직한 돌직구로
전작과는 다른 높은 수준의 결을 보여주며 완성도를 높인
성공적인 사극 후속작 영화
입니다.
보기 전에는 명량에서 봤던 몇몇 이해가 안되는 장면과
과하게 감정에 치우쳐서 관객을 잡아당기려 하는
대사와 몇몇 상황이 잘 만든 해상전 볼거리를 제외한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많이 깎아냈다고 생각했기에
이번 속편이 기대되지는 않았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감독의 전전작 최종병기 활 도 생각해보면
아포칼립토 영화와 너무 심각하게 유사해서 지적받은 걸
떠올리면 연출적인 역량과 영화의 완성도보다는 소재와
배경같은 다른 대중적인 측면에 더 기대려는 성향이
너무 큰 것 같다 생각했던 감독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이번 한산으로 싹 날려버릴 정도로
만족한 영화였습니다.
유명한 영화 평론가가 영상으로 이야기한 부분이 저도 떠올랐는데
군함도로 역사적 사실과 고증을 따지지도 않은 채 대규모 예산을 들인
아픈 과거 역사를 배경으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를 내놓았다고 큰 비판을 받은
류승완 감독이 절치부심하며 바로 다음 영화는 모가디슈로 영화적인 완성도와
적절한 고증 및 표현으로 재미와 작품성 둘을 휘어잡아 성공한 사례가 생각나는데
확실히 이번 한산 역시 이와 비슷하게 감독이 전작의 비판을 수용하며
극복하기 위해 정말 부단히 노력했고 그걸 이번 이순신 장군님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3부작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속편으로 나와서 다음 마지막 노량 죽음의 바다가
기다려지게 만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역사적인 기록상으로 너무 압도적인 승리의 기록이었기에 이를
영화상에서 어떻게 흥미롭게 구성하며 카타르시스를 전달할지 마저도
감독의 깊은 고심과 준비를 통해서 발전을 한 것이 눈에 띄는데,
후반 클라이막스의 전개를 납득시키게 만들기 위한
빌드업이 영화의 시작 부분부터 해상전 돌입 직전의 중반까지
바쁘게 나오며 영화가 드라마와 각 인물들에 집중을 하다보니
상대하는 일본군에 여러 인물들의 묘사가 나오면서 설득력을 갖추는데 반해
주역인 이순신 장군님에 대한 장면 및 묘사는 전작과는 다르게
더 담백하고 순수하게 전투로 이끌어 가기 까지의
과정에서만의 모습을 집중했기에
대사와 감정적인 전달로 드러나는 모습의 이순신이 두드러지며
뜨거운 느낌이 들었던 전작 명량과 다르게
차분하고 차가운 명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번 한산에서의
이순신 장군님 모습 역시 좋았으나 전작의
뜨거운 모습과 비교하면 여기서 관람객의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대사량에서 일본 장수 와키자카와 이순신 장군님 둘의 극명한 차이가 있던 것과
이야기 전개상에서의 이기려고 준비를 하는데 여러 겪한 내부적인 일을 겪어왔다고
보여주는 분량이 일본군쪽이 많아 보였기에 일본군 장수가 더 주인공 같다는 반응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호불호가 나뉘는 신파와 같은 장면 묘사 및 다른 주변 인물들의 등장 장면도
명량과 한산 극명하게 온도차가 있을 정도이지만
영화적인 완성도만 놓고 보면 한산이 더 압승일 정도로 저는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신파를 유발할 것 같았던 전작 명량과 비슷한 위치에서 이번 한산에 등장하는
두 인물을 적절하게 이야기 전개로서만 출연시키고 그 이상으로 관객에게 감정을 유발하지
않도록 잘 덜어낸 것 역시 김한민 감독이 성장형 감독으로서 마지막 삼부작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개인적인 감상에서 느낀 점을 좀 더 적자면
이번 영화는 전작과 다르게 해상전 장면에서 배를 바다에 띄우지 않고 실내에서 세트장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전작 명량에서는 출정하며 보여주는 몇몇 장면에서 진짜 바다로 노를 저으며 나아간다는 묘사와
영화 장면이 바다의 탁한 색깔과 함께 두드러져서 해상전 장면의 받아들이는 시각적인 느낌이 약간 더 사실적인 것이
저 개인적으로는 좋았는데 그 탁한 바다의 느낌이 이번 한산에서는
모두 CG로 대체하며 사라진 것은 미묘한 차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으로 느껴졌고
박해일 배우의 이순신 장군님 역시 분명 군더더기 없이 좋았으나
영화 등장 및 인물의 감정표현 묘사가 별로 없다보니
반대로 감정적인 연기가 많이 드러나는 일본 장수 와키자카가 악역임에도
영화의 주인공 같다 느껴짐과 함께 오히려 반대편의 상대가 어떻게 무너져 패배하는가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미묘허게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주연 외에 조연 배우들 역시 다양한 유명 배우가 조연으로 나오는데
조선 장수부터 일본 왜군의 장수까지 연기는 모두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사실상의 최대 빌런이나 다름 없던 원균의
묘사 역시 적절한 선 안에서의 무능함과 답답함을 아주 잘 표현한 감독의
구성부터 이를 연기한 손현주 배우의 연기력까지
개인적으로는 이순신 장군님 단독 장면보다 다른 주변 등장인물을
보는 장면이 더 재미가 있었던 것도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잘 표현해서
오묘하지만 만족했습니다.
(또한 박지환씨가 연기한 나대용 장수역
역시 처음에는 얼굴을 보고 익숙하지 않았으나
영화를 보며 서서히 빠져 들어감과 함께 범죄도시 때와 다른 진중한 연기를
보여주며 좋은 모습을 본 것 역시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4DX이야기를 하자면 4DX효과는 중후반부 해전에 모든 효과가 집중되어 있었는데
제가 보러 간 상영관은 물이 튀는 효과는 강하지 않았고
해전에서의 의자 움직임과 효과는 좋았지만 그 이전 초반과 중반부까지는
효과 자체가 드러날 일 없는 장면들이 많다보니
바로 이전까지 4DX로 2회차 관람을 갔던 탑건2를 떠올리면
약간 아쉬웠는데 상영관 마다 4DX효과가 다르겠지만
한산은 큰 화면과 음질이 놓은 상영관에서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평을 많이 적었지만 호불호가 나뉠 여지는 분명히 있고
전작 명량처럼 대사나 상황묘사에서의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격함을
원하셨던 분들에게는 이번 속편 한산은 매운맛인 덜한 떡볶이 처럼
재미는 있지만 싱겁다 혹은 아쉽다 라고 느낄 여지도 많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극장관람을 적극 추천합니다.
어찌보면 국뽕에 기대려는 측면이 있다는 영화의 소재는 제쳐두고
이 정도로 속편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영화가 몇 없기도 하며
기대감이 흔들리던 시리즈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크게 올려줬다고 생각하며
한산을 보니 마지막 노량은 명량에서의 감정적인 면을 절반 정도 살려서
신파가 들어가도 좋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마지막 3편 노량을 2편과 동시에 촬영했다고 하니 빠르면 내년 외계인 2부와 같이
23년에 텐트폴 영화로 개봉할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 게임이 기술적 퀄러티를 세계적으로 가진건 꽤 되었지만 요즘은 메인 게임장르가 아닌 서브컬쳐 부분에서도 이해도와 표현력까지 세계적 수준이 되어가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