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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내 아내는 사실 한국사람이 아닐까? (15)
2014/07/10 PM 08:58 |
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서양여자 하면 흔히 생각나는 금발의 쭉빵미녀가 아니라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그냥 보면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영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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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운전경력이 얼마 안된다.
영국에서 겨우 5개월 정도 운전하다가
바로 한국와서 사실상 초보
실제로 한국에서 운전시작한것도 겨우 작년일이다.
한국은 대중교통이 참 좋다고 하면서 이리저리 뚜벅이 생활하다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운전하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뭐 어찌어찌 한국서 운전면허증 받고
운전시작하는데 이게 잘 될리가 있나
영국서도 겨우 초보딱지 뗄랑말랑할때 그만둔데다가
영국서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서
우회전신호 받으려고 한참 서있다가 뒤에서 욕먹는다던지
좌회전 신호도 안받고 걍 들어가다 사고 날뻔한거라던지
익숙해지는데까지 사고가 안난게 다행일지경
완전 김여사다 김여사
그러고 차를 사줬는데 이건 뭔 헛바람이 불었는지
겨우 마트가는데 선글라스 끼고 나들이옷 거하게 차려입고
무슨 드라마 촬영마냥 요란떨면서 다니는데
참 웃긴다. 근데 아직도 그런다는게 함정
여기저기 일 도와주는게 있어서 차타고 다니는게 그렇게 편한지
언젠가 동생부부를 만났을때도 차 타는거 편하다고 그렇게 수다를 떨드만..
결국 제수씨가 낚였다.
제수씨도 자기 차 사달라고 징징징 거리는데
동생놈이 한방에 툭 사주더라 스파크로.... (올 역시 대기업 부장... 쩔어)
근데 동생놈이 워낙 시크한데가 깐깐해서 차는 훌쩍 사줬는데
운전연수 하느라 제수씨가 모진소리를 엄청 들었나봐
울상이 된 얼굴로 와서 아내에게 연수 해달라고 하드라
아내는 바로 콜...
그러더니 아줌마 둘이서 겨우 운전연수 하는거 가지고
뭔 전용쿠션이네 운전용 에스까다 선글라스네
운전하기 편한복장이라고 백화점가서 옷 사고
차동자 실내장식용 인형이니 뭐니 이것저것 다 사서 붙이고
벼라별 유난을 다 떨드라... 여자들은 원래 그런가?
암튼 뭐 내가 하는것도 아니겠다
동생도 마침 귀찮은거 떠넘겼겠다 싶어서 냅뒀는데
한동안 둘이 죽이 잘맞아서 다니드라
어디 맛집이네 자동차 극장이네 뭐 암튼 그랬다.
그렇게 지내다가
어찌 어찌 날이 맞아서 동생부부랑 삽교천에 외식하러 가기로 했다.
애들도 서로 부모님집에 맡기고 완전 오붓하게 부부동반
내차로 갈까 (포드익스플로러) 동생차로 갈까 (알페온) 하다가
아무래도 승차감 좋은 세단이 나을거 같아서 동생차로 가기로 결정
그냥 스윽하고 바람이 쐬러 가는거라 생각해서 동생과 나는 완전 털털하게 입고 나왔는데
이 아줌마들은 아 글쎄 완전무장.... 우리 몰래 어디 맞선보러가나?
그러더니 제수씨가 대뜸 자기가 운전한다고 들이민다.
'여보 아주버님 걱정마세요 형님께 운전 잘 배웠어요'
그말듣고 아내는 절대고수 제자를 둔 사부마냥 흐믓한 표정.. 얼씨구?
그렇게 제수씨가 운전대를 잡고 아내가 조수석에 타고
남자 둘이 뒤에서 불안하게 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스파크 몰던 초보아주머니가 대형세단을 모는데
이게 잘 될리가 있나?
운전도 불안불안 급브레이크 밟기 일쑤도
동생과 나는 정말 불안해서 뒤질거 같았다.
이게 외식하러 가는건지 도살장에 끌려가는건지...
근데 앞에서 쉴세없이 빵빵터트리는 아줌마 둘때문에
절라 무서운데 절라 웃긴 그런 드라이브가 됬었다.
코믹호러야? 와 완전 쩔었어...
'동생 빠꾸할때는 빽미러 잘봐'
'아 안되! 안되 브렉끼!!! 브렉끼!!!!'
'여기서 핸들!!! 핸들 이빠이 꺾어!!!'
아 빵빵터져.... 영국인 맞아????
거기에 날아온 피니쉬 블로우
'조심하라고 했잖아... 아~~ 동생 이제 나한테 쿠사리 그만먹을때 되지 않았어?'
뭐? 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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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청년구직의 현실.... (32)
2014/07/08 PM 07:55 |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인맥도 없고 학벌도 쥐뿔도 없는데
어쩌다 어쩌다 연이 닿아서 이런저런 외국어 배우고
또 그 와중에 생긴 연줄로 이런저런 발주 따다보니
작지만 내 이름 석자 걸고있는 회사만들어 ceo 행사하고 있지요
뭐 그래봤자 아직도 한참 부족해서 배워온것보다 배울게 더 많은게 현실이죠
업종이 업종이니 만큼 이런저런 무역회사에
컨설턴트 비슷하게 강의나 상담을 해주러 가기도 합니다.
게중에는 대기업도 있고요 또 그 대기업에 연줄이 닿아서
경력직 면접의 투명성을 위해서 외부면접인사로 초대받아 가기도 합니다.
바로 오늘 말만들으면 유명한 모그룹의 계열물산회사에 면접관으로 초청받아 갔다왔습니다.
경력직 면접 7건 그리고 신입이력서 검수 100여건 정도하고 왔습죠
경력직 이력서야 두말하면 입아프죠 완전 빵빵합디다.
게중에는 저보다 스펙과 익스피리언스가 높은 분들도 종종 보이고요
뭐 대기업 경력직지원에다 입사가 결정되면 연봉 7천부터 협상시작이니
빵빵한게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죠
근데 재미있는건
신입사원들 이력서도 그에 못지 않게 빵빵하더군요 2개국어는 기본이요
별의별 해외자원봉사 활동에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 스펙 쌓는다고
히말라야 등반한 친구도 있고 유렵일주한 친구들도 있고
각종공모전 입상에 이력서도는 얼마나 잘쓰는지 너무 재미있고
우리회사 티오가 남으면 데리고 가고 싶을정도인 친구들이 수두룩하더군요
관계자 말에 의하면 일단 회사방침이라 이력서를 받긴 했는데
채용계획은 없답니다. 티오가 남아야 채용을 하던지 말던지 하는데
요즘같은 세상에 자기사무실 차린다고 나가는 상사맨들은 보기 힘들고
아둥바둥 붙어 있을라고만 하니 당연히 자리가 없죠
그렇다고 공채기간인데 공채 안올리면 당연히 들고 일어날테니
공개는 올렸는데 많이 뽑아야 한두명 이라는군요
자조섞인 목소리로 한숨쉬며
'뭐 떨어진 사람들이 몇명뽑혔는지 물어보겠네요 그냥 나 떨어졌구나 생각하겠죠'
그정도의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길거리에 부지기수로 널린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같습니다.
뭐 입사한다고 해도 신입이면 겨우 연봉3000언저리에서 시작할텐데
그런 능력있으면 연줄잡아서 해외로 나가라고 권하고 싶을정도네요
앞서 말했듯이 제가 능력이 한참 부족합니다.
솔직히 제가 취업하던 시절이야 성적이고 뭐고 영어 하나면 프리패스던 시절이었는데
요즘엔 영어 하나가지고는 취업하기 힘듭니다. 라고 하는거 보면 참 웃겨요
실상 영어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세계 돌아다니면서 무역업 하는데 아무 지장없거든요
현지어 할중 안다고 어설프게 현지어 썼다가 뉘앙스로 실수하는 친구들 많이 봤는데
그냥 영어 쓰는게 몇배 낫습니다.
프랑스에서 영어 안쓴다? 그런거 없습니다. 프랑스가도 영어로 비즈니스 해요
제3세계는 당연히 말할것도 없고요
제 2외국어 배운다고 고생들 하는데 솔직히 제 2 외국어 배울거면 북경어 배우면 끝입니다.
뭐 중국도 언어보다 꽌시를 먼저 배워야 하지만요
그냥 영어 하나면 다 통용되는데 취준생들이 하도 상향평준화 되다 보니
경쟁력가지기 위해 제2외국어 하나 얹어 놓는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힌두어(인도)랑 포르투갈어(브라질)가 요즘 뜬다고 하긴 하는데 솔직히 그쪽 나라 몇번 가봤는데
영어면 땡칩니다. 인도에 힌두어 할줄 아는 과장 데리고 갔다가 뉘앙스에서 오는 문화적 실수로 인해
거래 파토날뻔했던거 생각하면 그냥 만국 공용어라는 영어면 비즈니스에서는 끝이에요
이런거 보면 참 안타깝네요
까놓고 말해서 신입사원이 스펙이 높고 능력이 좋아봤자
신입에게 중요한일 맡기겠습니까? 잔 심부름 6개월 복사기 3개월 시다바리 3개월 하다보면
스펙 낫은 녀석이던 스펙 높은 녀석이던 명문대생이던 지방대생이던
다 똑같이 큽니다. 이건 경험담이에요
애초에 중요한건 스펙이 아니라 '눈치'랑 '요령'이죠
명문대생 뽑았다가 눈치랑 요령없어서 어리버리 하던거 보고 짜른거 한두번이 아니고
지잡대생 뽑았다가 이놈이 눈치 요령이 대박이라 길바닥에서 다이아몬드 줒었다고 칭찬한적도 한두번이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이죠
사회생활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업무능력이 아니라
'눈치','요령','임기응변' 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만 놓고 봤을때는 3가지 모두 부정적 측면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진짜 저 3가지 만 잘 부릴줄 알고 영어하나만 할줄 안다면
어느 대기업을 가던 회사생활은 잘할겁니다.
수용공급의 법칙이 안맞아도 너무 안맞는 대한민국
일자리는 없지 취준생은 넘쳐나지 그러니 그 좁은 문 통과하려고
취준생끼리 스스로 허들을 만들어서 경쟁하니
기업들만 싼값에 고스펙 인력을 충원할수 있으니 반사이익 엄청나고...
이놈의 나라는 도데체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요?
저렇게 훌륭한 능력을 가진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알바를 전전하며
원치 않은 학자금대출이라는 빚에 허리를 눌려가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방황하는거 보면 참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그러고 보면 쥐뿔도 없으면서
이렇게 살고 있는 저는 참 운이 좋은놈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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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내 아내는 사실 한국사람이 아닐까? (19)
2014/07/03 PM 07:39 |
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서양여자 하면 흔히 생각나는 금발의 쭉빵미녀가 아니라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그냥 보면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영국인
여기까지 컨트롤씨 컨트롤브이
쓸 얘기는 많은데 (주로 외국에서 김대리랑 삽질한거)
시간은 없고 이상하게 심심풀이로 쓴 아내이야기가 호응이 좋아서
문득 글쓴다는게 아내이야기네...
앞서 쓴 글에 있듯이 내 아내가 한국말이 유창하게 된 계기가
바로 '조폭영화' 그래서 생겨난 에피소드도 썼었지..
그 특유의 날것 같은 미장센에 반해서
아내는 헐리우드 '갱 영화'는 안보는데
한국의 '조폭영화'는 빼먹지 않고 꼭 보러 다닌데
그래서 요즘에 조폭영화가 잘 안나오는데 불많이 많다.
굳이 조폭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피가 튀고 칼부림이 낭자하는 한국영화는
거의 대부분 수비범위...
대충 눈치 챘을거다 이번엔 영화이야기라는걸
그래서 영화 이야기에 앞서 살짝 양념을 치자면
루리웹 친구들 원빈알지? 원빈..
올라오면 CG라는둥 쩐다는둥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의 굴욕의 아이콘이자
루리웹한정 색욕(?)의 아이콘 원빈
하지만 아내는 원빈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거왜 기생오래비 같이 생겼다고 해서 패스란다.
이때까지는 남편으로서 좋았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상대가 원빈이면 그냥 1라운드 시작하자 GG잖아... ㅡㅜ
근데 뭔가 삘이오지 않나?
칼부림, 피가 낭자, 조폭, 원빈....
그래 '아저씨'다 '아저씨' 대한민국 여자들은 절대 피해갈수 없다는
'아저씨'의 덫이 대한민국에 창궐할때 이야기다.
솔직히 영화에서 시놉시스나 플롯은 한참 부족했는데
그게 다 무슨 상관이람? 원빈 하나로 모든게 오케이되는 영화였다.
이건 나도 인정해...
진짜 영화관에서 원빈 나올때마다 여기저기서 여자들의 한숨소리가 흘러나오더라
특히 원빈이 꼬마에 구할라고 총맞은 허리에 반창고 붙이고
면도기로 삭발할때...
온 사방에 신음소리로 요동치더라 '아...' , '하악~~~' , '어떻해~~~' , '어머어머어머~'
혹시나해서 옆을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원빈은 기생오래비 같다며 싫다는 아내도
두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눈도꿈뻑하지 않고 개집중하고 보고 있더라
아 불안해.... 원빈미워!!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이건 뭔 여자들 신음소리가 사방에 요동치는데
불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원빈 멋있더라 그치?' 라고 물어보니
'뭐 멋있긴 한데 그래도 당신이 제일 멋있어~' 라고 답변해주는 착한 아내
그래 내가 당신이랑 새끼들 때문에 산다.
이때는 안심했지 결과적으로 아니었지만..
아저씨가 흥행하고 나서 한동안 유행하던 관련검색어 알지?
모른다고 하면 애써 스스로를 모른척하는거고...
다들 알거야... 바로 '오징어'
'영화 보고 나왔더니 옆에 오징어가 앉아 있더라'
'거래처 예쁜여자랑 이야기가 하고 집에 왔더니 오징어가 청소하고 있더라'
등등
오징어는 그냥 굴욕의 아이콘이었지
아내도 당연히 알고 유머로 즐기고 있었지
다시금 재차 불안해서
'왜 집에 오니 오징어 있드나?' 했더니 (아~ 글쓰다 보니 나 진짜 쪼잔했구나)
'아~~~니~~~ 우리 남편이 왜 오징어야?? 멋쟁인데~~'
라고 답해주는 착한아내
그렇게 어느정도 지내다
아내랑 간만에 둘이 오붓하게 한잔하고 마침 집도 가깝겠다
술도깰꼄 둘이서 집으로 비틀비틀 걸어오는데
저 앞에 보이는 생선장수 트럭
트럭에 생선을 가득싣고 확성기로
'XXX가 왔어요~~~ 싱싱한 XXX가 왔어요' 하는거 다들 알거야
그 옆을 지나가는데 아내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아저씨의 확성기를 뺏어 들면서
'오징어도 있어요~~~~ 오징어도 있어요~~~~~ 캬하하하하'
이러는게 아닌가? 당황스런 나는 어리둥절해서 굳어 있었고
이건 생선장수 아저씨도 마찬가지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는 나를 옆구리에 끼고
손으로 가리치면서 계속 외쳐댄다
'싱싱한 오징어~~~~ 아주 큰 오징어 30년 넘게 산 오징어가 있어요~~~'
그러더니 생선보던 한 아주머니를 붙잡더니
'아유~~ 아줌마 뭐하러 이걸 봐요~~~ 집에 가면 큰 오징어 있을거에요 오징어~~ 캬하하하'
와 미치겠다. 당황스러워서 몸은 말을 안듣지 주변사람들은 킥킥거리지
아내는 계속 소리치지
'우리집에도 오징어 두마리 더 있어요~~ 새끼 오징어 내가 낳은 오징어~~~~'
라고 생선장수 말투로 계속 외친다.
나이든 분들은 오징어라는 개그코드를 알리가 없는지 어리둥정 당황해 하시고
지나가던 젊은이와 학생들은 킥킥거리면서 지나간다
어떤놈은 사진도 찍더라 걸리면 뒤졌어...
겨우 겨우 막고 집에 도착해도 아내의 주정은 멈추질 않아
'아 내가 겨우 오징어랑 결혼해서 오징어 낳으려고 여기까지 왔던가~~~♪'
가사까지 만들어서 노래를 부른다.
당황해 하는 아이들 주정하는 엄마 울고싶은 아빠
우리집안의 흑역사의 한페이지는 그렇게 저물어 갔다.
다음날 물어보니 기억이 안나는듯 시치미 뚝 떼는데
이게 일부러 모른척 하는거 같다.
그 후로 오징어는 우리집 금기어다.
난 아무래도 오징어 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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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내 아내는 사실 한국사람이 아닐까? (9)
2014/06/26 PM 07:36 |
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서양여자 하면 흔히 생각나는 금발의 쭉빵미녀가 아니라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그냥 보면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영국인
글 시작으로 계속 똑같은 레퍼토리라 지겨운감이 없지 않으나
그냥 정형화된 클리셰라 생각해주길 바란다.
아내는 컴을 잘 안쓴다. 잘한다 못한다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가끔 쓰는정도다.
심심하다고 사준 넷북으로 인터넷 뉴스 보거나
요리 블로그에서 레시피 검색해서 가족에게 임상실험 하거나 할때던가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스카이프나 기타 등등 매체로 연락할때 말고는
잘 안쓴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나면 이번에는 pc사용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
한참 드래곤즈크라운에 빠져있을때였다.
점심은 김대리랑 둘이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때우고
지하주차장 차에 짱박혀서 둘이 불태우던 시절
그날도 어김없이 회사앞 씨유에서 삼각김밥을 대충먹고
후다닥 차에 짱박혀서 둘이서 드크를 달리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다 사무실에 와서 보니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갔었던 모양
핸드폰을 놓고 왔었다는것도 잊고 게임을 달렸던거...
오자마자 여직원이
'사장님 전화 몇번 오던데요 살짝 보니까 사모님 같았어요'
어잌후 이런 하고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니 5통....
전부 5분 안밖 같격으로 온거였다. 물론 여직원 말대로 집사람
뭔일이지? 하고 걸었더니
이거뭔 핸드폰이 에어컨 기능이 있는지 수화기 너머에서 한기가 풀풀 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세현이 아빠 지금 어디에요? 왜이리 전화를 안받아요?'
평소 우리 부부의 호칭은 대부분의 부부가 그렇듯이 '여보' 게다가 반말찍찍
그런데 이런 호칭에 존칭을 쓴다는건 아내가 지금 무지 열받았다는 소리
이때만 해도 나는 바보같이
[용건이 있어서 전화 했는데 내가 계속 받질 않으니 삐졌구나]
라고 생각하고있었다.
'아 거래처 정사장을 만나고 왔는데 핸드폰을 차에 두고 있었네 미안해'
'그래요? 그럼 오늘 언제끝나요? 일찍 올수 있죠?'
'어... 뭐 특히 큰일은 없는거 같으니 오늘은 일찍 들어갈께'
'네 알았어요 그럼 이따 퇴근하고 좀 봐요'
어렴풋이 뭔가 이상하다 라고 느끼긴 했지만 역시 전화 안받아서 삐졌구나 하고
애써 스스로 얼버무리고 있었지...
퇴근후 집에 오니
우리집 말썽쟁이들이 조용히 자기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때 뭔가 싸~ 하기 시작했다.
이놈들이 저런 헐리우드액션을 취하는건 어미의 불경한 기운을 캐치하고
나하고는 관계없지만 좋게 보여서 나쁠건 없지 라는 생각을 하고
눈가리고 아웅할때 자주쓰는 방법
아내는 나를 조용히 서재로 데리고 갔다.
서재문을 잠글때만 하고 도데체 뭔일이지 하고 어리둥절 하던 나는
아내가 내 컴을 켜고 토렌트를 실행하고 나서야 사건의 심각함을 눈치챘다.
이런 바보같이...
평소에 귀한동영상(?)은 아내 몰래 꽁꽁 숨겨뒀으면서
근 며칠간 받은 작품(?)의 시드를 삭제하지 않고 놔두었던 것이다.
게다가 토렌토가 컴을 켜자마자 같이 실행되게 만들어놓은 상태....
아마 아내가 넷북이 잘 안되니까 내 컴으로 뭐좀 할라고 했다가 켰을때 본 모양이다..
이건 위험하다... 라고 머리속이 울리기 시작했다.
손발이 오그라 들고 숨이 가빠지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필사적으로 핑계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틈도 주지 않는듯이
아내가 한 시드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oh~~ yeah~~~
tuck me~ fuck fuck~~
남자라면 당연히 아는(?) 저렴한 수준의 영어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고
늘씬한 미녀가 화면에 엉덩이를 들이밀더니
활짝 열어젖힌 항문에서 팔뚝만한 딜도가 쭈욱 쏟아져 나왔다.
아 ㅅㅂ 최악이다.
많고 많은 작품(?)중에 하필이면 이런 하드코어한 아날계 동영상이라니...
눈앞이 어지러워 지기 시작했다.
정줄놓고 쓰러지고 싶은데 아내는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플레이를 눌러갔다.
총7편의 동영상... 하나같이 하드한것들에 서양물... 이런 제길.. 조때따...
변명거리를 필사적으로 생각해봤지만 생각이 날리가 없지
아내는 고향을 버리고 타향길에 나만 믿고 따라와서
결혼 초부터 의존증과 의부증이 있었다. 그게 이어져 와서 지금도 살짝 의부증 증세가 있어서
언젠가 '아 소녀시대 예쁘네' 했다가 외식에 선물공세를 해서 겨우 풀기도 했었는데
이건 뭐 상황이 너무 심각하게 빼도박도 못하게 됬다.
'세현이 아빠 이게 뭐에요? 설명해봐요...'
뭐라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자
아내는 이내 울음을 터트리며 난리를 피운다.
내가 이런 남자를 믿고 살아야 하냐는둥 속고만 살았다는둥
이건 간통이라는둥 배신이라는둥 이혼하자는둥
진짜 겨우(?) 동영상 가지고
나라를 팔아먹은 죄인처럼 온갖 욕은 다 들어 먹었다.
급기야 우리 부모님께 전화를 하더니 끅끅거리고 울면서
어머님 아버님 저 이사람이랑은 배신감이 느껴져서 같이 못살겠어요 하고 우는게 아닌가
어머니는 전화통으로 어르고 달래는것 같았고
곧이어 아버지 전화가 왔는데 아 정말 야동보다가 걸렸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쪽팔릴줄이야
'에잉.. 멍청한놈 끌끌 그걸 몰래 봐야지 걸리고 앉았냐!!!!!!'
라는 아버지의 소리를 어머니가 듣고 부모님댁에서 2라운드가 시작되었고....
영국에 전화해서 징징거리고 장인어른은 웃고 장모님은 당황해 하고
나는 빌고 있고
애들은 애써 못들은척 방에서 공부하는 척 하고 있고
아파트에 다 들리는거 같아서 챙피해 죽겠고....
집안이 풍비박살 나고 난리나는 와중에 아내가 한마디 던진다.
'야 이놈아!!! 서양년이 그렇게 좋으면 서양년이랑 결혼하지 그랬어!!!!!!'
어? 서양년?
난 누구랑 결혼한게....???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닌 이야기
나도 그냥 닥치고 빌었어야 했는데 병신같이
'나 그래서 서양년이랑 결혼했잖아'
라고 해서 진짜 모지게 두들겨 맞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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