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홍보를 하려는 목적으로 쓰는 글이 아니라 게임명이나 그런건은 기재하지 않기로...
아무튼 지금 회사에 입사한지 반년이 좀 지났네요.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한창 바쁜시기에 미루고미루던 파트에 추가된 인력이라 입사하고부터 바로 바빴지만 그래도 회사가 참 맘에 들어서 야근도 즐겁게 했네요.
이전에 잠시 게임회사가 아닌 곳으로 갔었는데...정말 죽을맛이더라구요. 정신적으로요.
암튼 운좋게 쉽게 이직할 기회가 생겨서 봤는데 프로젝트도 맘에 들고 면접 분위기도 좋아서 수월하게 이직해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다ㅋ
바쁘지만 즐겁다! 의 느낌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한 달여 있는 동안 중국 퍼블리셔가 몇번 왔다갔다 하더니 계약을 해지하고, 이에 국내 퍼블리셔도 계약을 끊었습니다. 자금줄이 확 막히고 당장 회사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됐지요.
하지만 그래도 출시는 해야겠다 생각하여 20명쯤 되던 직원의 2/3를 방출하게 됐지요. 대표/이사 포함 7명 밖에 남지 않았어요.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이고 조금만 더 하면 죽이되든 밥이 되든 결과물을 볼 수 있었을텐데...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아무튼 내보내는게 미안하면 게임을 출시해라! 하는 전 직원분들의 말대로 출시할때까지 열심히 일해서 출시를 하게 됐습니다.
페이스북에 홍보하는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홍보 수단도 없고 별 도움도 안 되는 주제에 돈은 나가고.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고.
그렇고 그런 상황이라 지금 벌리는 돈 보다 나가는 돈이 많은 상황이에요. 뭐 이제 막 출시한 상태이고 유저 수가 늘어서 결제 수가 오른다면야 상관 없는 이야기이지만...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다음달 월급날까지 최소 3000만원이 벌리지 못하면 저희는 더 이상 월급을 지급할 수 없는 관계로 다음달 월급을 끝으로 해산하게 됩니다.
재수 없는 얘기지만 아마 이변이 없는 한 해산할 가능성이 크고, 딱 최저금액을 벌어서 해산하지 않고 개발을 이어간다 해도 이후 컨텐츠를 제작할만한 여건이 안 되어(직원을 더 뽑을 수 없으니) 얼마 못 가겠지요. 만들려고 계획해놓은건 더 있고 지금 개발팀은 망하는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넣고 싶은 컨텐츠는 다 넣고 끝내고 싶다 하는 열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아쉬워요. 지금 결제 한 건 한 건 들어오는거 보면서 흐뭇해하고 있는 개발자들과, 페이스북에서 마치 GM인양 게임 홍보해주고 관련 질문에 답해주고 있는 열성 유저들 및 재밌다 정말 좋은 게임이라,고 리뷰를 남겨주는 사람들을 보면 막 희망이 샘솟기도 하고 그러는 터라 정말 뒷일 생각하면 더 애잔하고 그렇습니다.
뭐 언제가 됐든 이 회사가 문을 닫아 여기서 만난 이들과 헤어지게 돼도 나름 기분좋게 일했던 회사, 사람들, 애착이 갔던 프로젝트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