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 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근처에 같이 탑승한 여성분이 한껏 꾸며 화사한 데다 옷을 몹시 야하게 입고 계셨는데, 옆의 키가 작은 분과 손을 깍지 끼고 잡고 있었습니다.
그 키 작은 분은 행색이나 얼굴이나 남자로 보였는데 말하는 게 들려서 보니 여자...?
아 동성커플이구나 하고 살짝 신기한 정도에서 신경을 끄자...싶어서 핸드폰이나 보고 있었는데 뇌리에 제법 세게 박혔네요.
그...남자로 오인했던 분 차림새가 좋게 말하면 과하게 편안해보이고...심하게 말하면 거지 같아서(?)
아니 뭐 실제 부랑자나 그런 정도는 아닌데 옆에 그렇게 꾸민 분과 같이 있으니 더욱 비교가 되고-
남의 커플사에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은 아니지만 뭐 그래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는 갖출 수 있는 정도는 좀 꾸며야 되지 않나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 그렇게 각자 내릴 곳에서 내렸는데, 당시 저의 동승자였던 여성A씨가 내리자마자
저런 애들이 부치의 사회적 평가를 말아 먹는다며 신경질을 내더랍니다. 뭐 부치가 뭔지 몰랐는데 여성/여성 커플 중에 남성의 역을 하는 쪽을 말하는 건데...저렇게 추하게 다니는 애들이 부치는 물론 다른 레즈비언인 애들까지 싸잡아서 욕먹이는 부류다, 라고요.
자다가 집 앞에 쓰레기 버리러 나온 것도 아니고 무슨 외출을 저따위로 하고 나오는가 하며 비난을 살짝 했더랬지요.
A씨도 성소수자라 그런지 훨씬 민감하게 반응을 하더랍니다.
암튼 뭐 나만 차림새에 신경을 썼던건 아니구나 싶고, 스스로도 평소에 대충 청바지만 입으면 외출복이다 했던 생활에 살짝 반성을 하게 되고 그랬더랬지요.
이건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사회생활이나 연인 관계에 있어서 최소한의 꾸밈은 예절의 영역이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드네요.